이종호 직무대행 "손해 볼 정도 아냐" 어불성설 가스공사 내부에서도 방만경영 질타 인정하는 분위기
  • ▲ ⓒ이종호 사장 직무대행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이종호 사장 직무대행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가스공사의 방만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에서 한국가스공사의 비리와 방만경영이 낱낱이 공개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한국가스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을 놓고 질타를 쏟아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인한 손실 규모가 최대를 기록한 것에 대한 질의에 대해 캐물었다. 

◇ 가스공사 주먹구구식 사업진행...부채규모 5년간 15조 늘어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의 홍영표의원은 "한국가스공사는 2008년 이후 추진한 15개의 사업 중 성공시킨 사업이 단 한 개도 없다"며 "10여개에 달하는 사업에서는 내부수익률 조작을 통해 사업 추진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가스공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채 규모가 2008년 15조원에서 30조원에 육박한다. 지금이야말로 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인데 가스공사는 엄청나게 늘어난 부채 비율로 인해 공격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그는 "저유가 시기인 지금 투자가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못하고 있다. 호주 GLNG사업의 경우 규정 및 법령을 위반하고 수익성을 조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 혈세를 축내고 담당자도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만경영 질타에 김관영 의원도 가세했다. 

김관영 의원은 캐나다 웨스트컷 뱅크 광구의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라는 자문회사의 보고에도 내부수익률을 조작해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캐나다 우미악 광구도 경제성 평가에서 세금을 반영하지 않고 내부수익률을 높게 평가하는 등 투자를 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에 투자해 손해가 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금 미반영을 통해서 IRR을 높게 평가했고 투자를 하지 않아야 할 사업을 투자해서 손해가 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완주 의원은 "가스공사는 2010년 이라크 주바이르와 바드라 개발, 생산사업에 607억 8600만원의 서명보너스를 지급했다. 가스공사는 현재까지 총 990억 2256만원을 서명보너스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가스공사에서 이라크 4개 사업 중 2개 사업에 대해서만 웃돈 607억원을 지급하였는데, 공사가 주장하는 국제적인 관례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이렇게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은 관례가 아닌 웃돈"이라는 주장했다. 

앞서 한국가스공사는 수장인 장석효 전 사장이 비리문제로 불명예퇴진하면서 이종호 사장이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이종호 사장 직무대행 실패 인정하면서도 "손해 볼 정도 아냐"

이날 이종호 사장 직무대행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역량이 부족한 점을 시인하면서 사업 실패에 대해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수익률에 대해서는 '손해를 볼 정도는 아니었다'고 짤라 답했다. 

이종호 사장 직무대행은 "수익성은 낮아졌지만 손실이 날 정도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부수익률을 종합 판단해 투자한 것일 뿐"이라고 의원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에서 의원들의 질타에 한국가스공사 측도 난감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가스공사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한 주장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후속 조치가 나오는대로 성실히 이행하겠다. 좀 더 개선되는 가스공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짤게 말했다. 

가스공사 내부에서도 방만경영 질타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가스공사 한 직원은 "가스공사 다닌다고 말도 못하겠다"라며 "안방에서도 방만경영, 비리 등에 대해 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공석인 가운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라며 "다들 내부 문제에 대해서 쉬쉬 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