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문 열기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기도내방고객 없는 영업점도 전화문의 폭주
  • ▲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 날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영업부 모습 ⓒ 이종현 사진기자
    ▲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 날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영업부 모습 ⓒ 이종현 사진기자

    안심전환대출 출시 첫 날인 24일 오전,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전환 상담을 위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영업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가 하면, 창구 직원들 역시 쏟아지는 문의에 응대하느라 분주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예상보다 혼잡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영업점에서도 직원들은 고객의 전화 문의에 응대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 “조기 매진될라”… 아침부터 줄 선 고객들

  • ▲ ⓒ 채진솔 기자
    ▲ ⓒ 채진솔 기자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영업부 앞에서는 문을 열기 전부터 12명의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오전 9시 개점하자마자 안심전환대출 상담 창구로 달려갔다.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안내직원은 “창구 영업 시작 전부터 대기하는 손님이 종종 있긴 하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지는 않는다”며 “언론에서 조기 매진 가능성을 언급하고, 은행에 와 보니 카메라들과 기자들이 대기하는 등의 분위기 때문에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부의 문이 열리자 창구는 금방 가득 찼다. 잠시 후 소파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고객과 현장을 취재하러 온 취재진들로 영업부는 금방 만원이 됐다.

    이 날 국민은행 본점을 찾은 직장인 김 모(36)씨는 "회사에 얘기를 한 후 출근길에 잠깐 은행에 들렀다"며 "지금 받아놓은 1억원 대출이 연 3.28% 변동금리인데,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해 2.65% 금리가 적용되면 1년에 200만원 정도는 아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각 지점에도 고객들이 몰렸다.

     

    국민은행 신도림지점엔 오전 9시부터 안심전환대출을 받으려는 고객 6명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신도림지점 관계자는 “조기매진 기사를 보고 새벽 6시부터 기다린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각 은행 지점에서는 대출 업무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위한 구비서류가 많다보니 중간에 근처 동사무소에 다녀오는 사람들도 있었던 탓이다.

     

    이 날 신도림지점을 찾은 신 모(43) 씨는 “안심전환대출 승인도 받아야하다보니 한 사람당 20~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9시에 와서 기다렸는데 다 끝나니 10시 45분정도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구로구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4억원을 대출받아 3.7%대의 금리를 적용해 매달 148만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신 씨는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면서 금리가 2.65%로 낮아져 매월 이자와 원금을 더해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이자 부담으로 원금 상환이 어려웠는데 안심전환대출 상품으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서 원금도 같이 갚아나갈 계획”이라며 “정부에서 오랫만에 좋은 상품 내놓았다. 가계부채 줄이는데 확실히 도움될 것 같다”고 호평했다.

    ◇ 방문보다 전화 상담 많은 곳도…영업점별 온도차

    예상과 달리 고객이 한산한 은행 영업점도 있었다. 각 점포별 온도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신한은행 압구정지점의 경우, 아침부터 줄을 서는 고객은 없었다.

    압구정지점 관계자는 “직접 방문하는 고객보다는 전화로 상담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언론에서 안심전환대출 기사가 많이 나오면서 고객들 관심이 상당했다. 오늘도 다른 날보다 고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여의도기업금융센터 역시 예상보다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다.

    여의도기업금융센터 관계자는 “영업점 내방 문의 고객은 9시부터 9시 30분 사이에 몰렸다. 지금도 내방 고객은 많지 않지만 전화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안심전환대출 전담 창구를 따로 만든 게 아니라 모든 창구에서 문의를 받는 등, 고객의 체감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서울지점의 경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은행 여의도지점의 모습은 타 은행들과는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여의도지점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갈아타는 상품인데, 기존 대출을 이용한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여의도지점에 문의하러 내방하는 고객이 적다”면서도 “부산에 있는 영업점들은 지금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강남이나 송파 등 소득수준이 높은 곳에서는 안심전환대출 자격요건에 해당되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들었다. 오히려 서민층이 많이 몰린 동네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전문가 “원금상환으로 부담액 커지는 점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은 원리금 상환으로 월 부담액이 커지는 만큼 부담능력을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원금분할상환을 장기간 부담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안심전환대출은 매월 이자와 함께 대출원금을 매월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이자만 내는 현재보다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억원을 20년 안심대출로 받는 경우, 초기에는 원금 상환금으로 60만원 이상을 추가로 내야 하므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16개 시중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이 오전 10시 기준으로 5941건 7810억원, 오후 2시 기준으로 1만7020건 2조1502억원이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수요 조사를 위해 전국 은행연합회에 합동점검반을 가동해 시중은행에서 취합된 문의사항 응대 및 불편사항을 해결할 방침이다. 또 매일 두차례씩 신청 통계를 작성, 추가 출시 등의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20조원이 조기 품절된다면 예산 추가편성을 통해 2차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