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KB자산운용 펀드판매 비중 54.6%, 50% 제한 룰 초과5월부터 순차적으로 KB밸류포커스 등 인기 펀드 9종 판매 중단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에 따라 금융당국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제한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이 가장 속앓이를 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밸류 포커스 펀드 등 인기가 좋은 계열사 펀드를 더 이상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까지 국민은행의 펀드(MMF, 전문투자자사모펀드 제외) 판매는 총 9조6192억원이며, 이 가운데 계열사 펀드 판매는 5조2506억원(54.6%)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50% 규제 룰을 초과한 상태다.
     
    각 분기별로 KB국민은행은 1분기에 9864억원어치의 KB자산운용 펀드를 팔았다. 그 비중은 51.6%에 이른다. 2분기에는 2조6816억원(65.4%), 3분기에는 1조5826억원(43.8%)의 KB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다.

     

    금융당국은 계열사들의 펀드 판매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지난 2013년 4월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규정에 따라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50%가 넘지 않도록 했다. 금융위는 2년 한도로 시행했으며, 올해 그 시한을 2년 더 연장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올해 1~3분기까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50%를 초과한 54.6%를 기록했다. 연말까지도 50%를 초과할 경우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된다.

     

    결국 국민은행은 불가피하게 KB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를 중단하기 시작해 현재는 KB밸류포커스를 포함해 총 9종의 펀드를 팔지 않고 있다.

     

    특히 KB밸류포커스 펀드의 경우 2009년 11월 9일 설정돼 6년간 누적수익률이 144.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0.33% 상승한 것에 비하면 탁월한 수익률이다. 대부분의 가치주들이 고전하고 있는 올해도 9.89%의 수익률로, 코스피 상승률 6.99%를 초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50% 제한에 걸려 인기 펀드를 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다른 판매사에서 팔리는 것을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수익률 높은 펀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펀드를 대체할 비계열사 장기 성과 우수 펀드를 다수 출시하는 등 계열사 비중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11월 6일 기준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53.1%로 낮아진 상태이다”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너무나 상투적인 규제라며, 펀드 수익률 비교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펀드판매 시장의 관행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50% 제한은 필요하다”며 “계열사 펀드가 비계열사 펀드보다 수익률이 안좋음에도 계열사 펀드를 권유하는 행태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50% 제한을 어겨서 제재를 받은 판매사는 없다”며 “사안 및 정도에 따라서 주의부터 인가취소까지 제재를 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EB하나은행(전 외환은행)은 하나UBS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비중이 1분기 1.5%, 2분기 0.9%, 3분기 0.7%에 불과했다. 구 하나은행의 경우 1분기 8.9%, 2분기 6.9%, 3분기 3.6%로 10%를 넘지 않았다.

     

    NH농협은행은 NH-CA자산운용의 비중이 1분기 22.8%, 2분기 14.8%, 3분기 20.0%로 지금까지 비중이 20%를 하회했다. 신한은행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비중이 1분기 35.9%, 2분기 27.1%, 3분기 33.9%로 30%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기업은행은 IBK자산운용 비중이 1분기 32.1%, 2분기 31.0%, 3분기 27.7%로 30%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