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 성장에 긍정적, 성공적 안착이 후발주자에 도움에어부산 이어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진에어 순이 될 듯
  • ▲ 왼쪽부터 진에어 마원 대표, 에어부산 한태근 대표, 이스타항공 김정식 대표, 티웨이항공 함철호 대표.ⓒ각 사
    ▲ 왼쪽부터 진에어 마원 대표, 에어부산 한태근 대표, 이스타항공 김정식 대표, 티웨이항공 함철호 대표.ⓒ각 사

     

    제주항공이 시장의 큰 주목을 받으며 지난 6일 LCC(저가항공사) 업계 최초로 증시에 상장됐다. 경쟁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과연 이 모습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각 대표들에게 직접 제주항공 상장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아울러 향후 IPO(기업공개)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기자는 지난 12일 진에어 마원 대표, 에어부산 한태근 대표, 이스타항공 김정식 대표, 티웨이항공 함철호 대표와 직접 통화했다. 4명의 CEO들은 한결같이 제주항공의 성공적인 상장을 축하했다.

     

    마원 진에어 대표는 “제주항공의 첫 상장은 국내 LCC업계가 앞으로 더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잘 돼기를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LCC가 성장하는 데 있어 상장은 필요하다”며 “자금 조달을 통해 항공기를 더 많이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정식 이스타항공 대표는 “제주항공을 응원하고, 잘됐으면 좋겠다”라며 “국민들이나 시장에서 LCC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는 정말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는 “상장을 하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되는데 제주항공은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며 “첫 스타트를 끊은 제주항공이 잘돼야 나중에 상장하는 LCC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모두들 제주항공의 상장을 부러워하면서도 더 잘돼기를 격려했다. 동종업계간의 훈훈한 모습이다.

     

    특히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제주항공이 다른 LCC들의 상장 필요성과 당위성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굳이 상장할 필요가 있을까. 내실을 다지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등의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의 성공적인 IPO는 경쟁사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자신감을 붙게 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자극을 받은 곳은 에어부산이다.

     

    당초 에어부산은 올해 상반기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을 되찾아오는 이슈와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을 출범시키려는 것들과 맞물려 진행이 여의치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일부 주주들의 반발도 있어 결국 국내 LCC 첫 상장이라는 타이틀을 제주항공에 넘겨줘야 했다.

     

    한태근 대표는 “올해 안에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최대한 빨리 진행해서 내년 상반기에는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처럼 코스피에 상장할 것”이라며 “부산에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상장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웨이항공은 2017년 상장에 무게를 두고 준비 중이다.

     

    함철호 대표는 “올해로 3년 연속 흑자이기 때문에 상장 요건은 갖추게 되지만,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며 “기재 도입 등과 관련해서 자금조달이 필요한지를 모기업인 티웨이홀딩스와 자세히 협의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준비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2017년쯤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타항공도 상장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적손실이 컸기 때문에 자본잠식 해소라는 걸림돌을 제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김정식 대표는 “자기자본 해소 등 한국거래소에서 요구하는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준비 중이다”라며 “내부 관리 시스템도 투명하게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으니까, 이르면 2017년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으로부터 상장 관련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것은 아니다. 이스타항공은 IPO 부문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대우증권을 신뢰하고 있고, 예전부터 잘 알고 있던터라 필요한 시점이 되면 대우증권에 일을 맡길 예정이다.

     

    진에어는 아직 미정이다.

     

    일부 언론에서 진에어가 내년쯤 상장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진에어는 아직까지 전혀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마원 대표는 “아직 내부적으로 상장에 대한 계획조차 없다”며 “모기업인 대한항공(한진그룹)에서 결정할 문제인데, 조양호 회장님으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조양호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어서 관련 준비에 점차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땅콩회항 사태 여파도 있어 서둘러 진에어를 상장시킬 필요성이나 여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시간을 갖고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LCC들이 바라보는 상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주항공을 필두로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진에어 등이 잇따라 상장할 경우 기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금보다 더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