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산업 2015년 결산&2016년 전망] "카드수수료 인하 후폭풍"…판관비 절감·조직슬림화 박차


  • 올 연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안이 발표되면서 내년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카드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비용 절감안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도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거나 희망퇴직을 실시함으로써 조직 슬림화에 따른 비용 감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카드사 부수업무에 대한 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해 줌에 따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신사업 행보가 주목된다.

    ◇"카드 수수료 인하 후폭풍"…밴 수수료 갈등·희망퇴직·매각說 등 악재 가득했던 2015년

    앞서 금융당국은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라 카드 수수료율을 0.5~0.7%포인트 인하할 것을 주문했다.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인하폭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른 후폭풍은 단연 거셌다. 카드산업 전반적으로 어려워지자 전업 카드사들의 매각설이 잇따라 흘러나왔다. 결국 '사실 무근'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설도 연달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최근 자율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장기 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이번 희망퇴직 시행을 통해 인건비 절감 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권에 해당하는 삼성카드도 지난달 전직지원 등의 형태로 100여명을 사실상 감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장 파이를 두고 치열한 혈전이 가속됐다. 포화 상태에 이른 결제시장에 핀테크 바람을 타고 삼성페이 등 각종 페이 열풍이 불었던 탓이다. 시장 파이는 그대로인데 경쟁사만 자꾸 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와 중간결제업체인 밴(VAN)사 간 수수료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치로 내년부터 수익이 줄어들 것에 대한 대비책으로 카드사들은 밴사에 지급하고 있는 수수료를 깎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카드도 삼성페이로 결제되는 건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기로 공식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밴사는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 주는 부가통신사업자로, 전표 매입 및 수거, 단말기 설치 등의 업무를 대행해 주고 있다. 무서명 거래 확대 요구 논란 또한 밴사와의 갈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 의무유지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축소할 수 있게 해줬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당장에 저조한 실적의 카드 상품 발급을 중단하고 제휴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후폭풍 지속되는 2016년…긴축경영 속 新사업·해외진출 박차

    이처럼 수익에 빨간불이 켜진 카드사들은 신성장동력 사업을 찾기 위해 내년에는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 절감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치로 연간 6700억원에 달하는 카드사들의 수익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 수수료 인하 이후 과도한 마케팅활동 자제 등 전반적으로 카드사들의 판관비 절감 노력이 지속되면서 취급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건비(급여)를 제외한 판관비 증가율은 매우 미미한 상태"라며 "이미 판관비는 어느정도 축소된 상황으로, 판관비를 절감한다고 해서 상당부분의 수익 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침 당국은 카드사들의 부대업무 규제를 포지티브(열거주의)에서 네거티브(포괄주의)로 전환해 주면서 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직 뚜렷하게 수익을 창출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년에도 신사업을 찾는 발걸음은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일찌감치 눈을 돌린 카드사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사업까지는 아니지만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동남아시아 등 아직 결제시장이 걸음마 단계인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7월 카자흐스탄에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또 이달 들어서는 인도네시아 살림그룹의 자동차 판매 계열사인 인도모빌과 함께 합작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를 설립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계열사인 국민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베트남과 캄보디아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카드는 베트남으로, BC카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로의 진출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012년 카드수수료 인하를 처음으로 단행한 이후 이듬해인 2013년 1분기 들어 순이익이 반토막 났던 것처럼 당장 다가오는 2016년 1분기에도 카드사들의 수익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간 6700억원, 전업 카드사별로 보면 약 1000억원 안팎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당장 사업부서 하나를 통폐합하는 방안이 쉽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마케팅비용 축소는 당연한 수순이거니와 지금도 사무실 내 볼펜, A4용지 등 문구용품 절약 캠페인을 벌이면서 사업비용을 적게 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