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규모 1.4조원 중 산업은행이 1/3 해당 ‘골머리’자율협약 체결 시 요주의로 분류, 市銀 충당금 확보 비상
  • ▲ 한진중공업 금융권 익스포져 현황ⓒ한국투자증권
    ▲ 한진중공업 금융권 익스포져 현황ⓒ한국투자증권

    한진중공업이 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연말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19개 구조조정 기업에 포함되지 않아 시장에는 더욱 큰 충격을 줬다.

    한진중공업은 업황 악화와 자산유동화 지연에 따른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자율협약 신청 이유로 제시했다.

    한진중공업은 2014년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그동안 자산매각과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을 이행해 왔다.

    하지만 주력업종인 조선업과 건설업 시황 악화, 보유 부동산 매각 지연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번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필요한 유동성 자금은 2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일단 자율협약이 받아들여질 경우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에 투입된 자금을 요주의 등급으로 낮추고 추가담보 확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에 대한 금융권의 익스포져(대출채권+보증 등)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금융권 분포는 은행권은 1조3000억원, 비은행권은 850억원이다.

    은행권 대출규모는 산업은행이 5020억원, KEB하나은행은 1650억원, 우리은행 1640억원, 농협은행 1640억원, 수출입은행 1580억원, 국민은행 1080억원 등이다.

    대부분 대출, RG 등 형태로 돈을 빌려준 사례다.

    결국 이번 사태로 특수은행으로 분류되는 산업, 농협, 수출입은행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역시 충당금을 새해 벽두부터 쌓아야 할 판이다.

    한진중공업에 건전성 분류를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등급 떨어뜨릴 경우 7% 정도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 경우 익스포져가 가장 많은 KEB하나은행의 경우 약 11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정부의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 기업 선정과정이 신뢰를 잃었단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경우 구조조정대상 기업 19개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한진중공업과 같은 사례가 계속 출몰할 경우 1년 내내 대기업 부실 공포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