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미숙과 안전불감증 도마 위공연 중 주민들은 소음 피해
  • ▲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코오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 더 큰 민폐를 끼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200여명이 건국대 '커먼그라운드'에서 코오롱그룹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헬로 드림 토크콘서트'를 관람했다. 하지만 운영 미숙으로 편안하게 공연을 즐기지 못하고 자칫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됐다. 행사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등 행사 취지에 반하는 부작용도 연출됐다.

    행사장인 커몬그라운드에는 메인 행사 시작 전부터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본격적인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미리 페이스북을 통해 접수받은 2030의 고민을 읽어주고 출연진들이 조언해주는 시간이 진행됐다. 출연진의 공연과 관객들의 함성 등으로 분위기는 고조됐고, 행사는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9시에 끝이 났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된 행사 같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 ▲ 코오롱이 관객들을 위해 준비한 깔개.ⓒ뉴데일리
    ▲ 코오롱이 관객들을 위해 준비한 깔개.ⓒ뉴데일리

     

    우선 코오롱 측의 진행 상 미숙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상 최대 폭염을 기록하고 저녁에도 30도에 육박하는 열대야가 지속됐지만,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은 무대 앞 바닥에 앉아 관람해야 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절로 땀이 줄줄 흐르는 가마솥 무더위 속에서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아야 했던 관객들은 깔개에 의존해야만 했다. 일부 관객들은 더위를 참지 못해 행사 중간에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보러온 A씨는 "너무 더워 도저히 공연을 볼 수 없어 돌아간다"라며 "의자라도 준비돼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주최 측의 배려가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어 "바닥에 앉아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라며 "아마 에릭남을 기다리는 팬들인 듯 싶다"고 말한 뒤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

  • ▲ 관객들이 난간에 기대어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관객들이 난간에 기대어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같은 시간 40여명 남짓한 관객들은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2층 야외 테라스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이들은 출연진이 등장할 때마다 난간에 몸을 기대거나 상반신을 밖으로 내밀며 사진을 찍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을 보였다.

    난간에는 추락을 경고하는 안내표지판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간간이 행사 안전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2층에 올라와 관중들에게 "난간에서 떨어지세요"라며 위험을 알리고 돌아갔다. 하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난간에 몸을 기대 공연을 보기 일쑤였다.

     

    ◇소음공해로 주민들 피해 호소…경찰 출동하기도

    인근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힘들다고 아우성이었다. 행사장에서 불과 5m 떨어진 거리에는 주택들이 밀집해 있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무더위 속에 집집마다 모두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던 터라 관객들의 함성과 음악소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실제 주택가에 서 있어보니 귀가 멍멍해질 정도였다.


    인상을 찌푸리며 공연장을 바라보고 있는 인근 주민 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더위에 소음까지 겹쳐 제대로 쉴 수 없다는 그는 지친 표정으로 기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주민 B씨는 "더워서 창문을 열어놓고 있는데 1시간 넘도록 소음이 들려 미치겠다"며 "상당히 신경이 거슬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연이 끝나고 또 다시 바로 무대 철거작업을 할텐데 그 소음도 또 견뎌야 할 판"이라며 "젊은 사람들 즐기자고 왜 우리가 고통을 받아야 하냐"고 성토했다.

  • ▲ 행사장인 커먼그라운드 인근에 위치한 주택가.ⓒ뉴데일리
    ▲ 행사장인 커먼그라운드 인근에 위치한 주택가.ⓒ뉴데일리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C씨도 같은 입장이었다. 그는 "문을 닫아놔도 소음이 계속 들리지 않느냐"며 기자에게 반문한 뒤 "오후부터 무대를 설치했는데 철근 옮기는 소리, 망치질하는 소리, 트럭이 삑삑대는 소리 때문에 짜증나 죽겠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소음도 소음인데다 젊은 사람들이 몰려와 길바닥이건 골목이건 담배를 피워되니 영업에도 방해가 된다"라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으면 인근 주민들이나 상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통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최 측을 비난했다.

    그는 인근 주민이 민원을 넣어 경찰도 왔다갔다고 덧붙였다. C씨는 "참다 못한 인근 주민이 민원을 넣어 좀 전에 경찰이 왔다 갔다"라며 "하지만 그들도 한 번 휙하고 둘러보더니 별 수 없다는 듯 그냥 돌아가더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그룹 차원의 사회공헌이 오히려 주변에 피해를 끼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