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공장 낙찰액 1991억원…21.6% 유동화회사 낙찰제조업 경지지표 하락조짐…산업·금융부실 심화 우려
  • ▲ 전남 순천시 율촌 제1산업단지 3블록에 위치한 공장. 이곳은 지난 9월 법원경매로 나와 2번 유찰 끝에 3번째 경매서 유동화회사에 팔렸다. ⓒ 지지옥션
    ▲ 전남 순천시 율촌 제1산업단지 3블록에 위치한 공장. 이곳은 지난 9월 법원경매로 나와 2번 유찰 끝에 3번째 경매서 유동화회사에 팔렸다. ⓒ 지지옥션

    # 1. 지난 9월30일 전라남도 순천시 율촌 제1산업단지 3블록에 위치한 대지 6693㎡·건물 3209㎡ 규모 공장이 2번 유찰 끝에 3회차 경매서 감정가 56%인 26억5744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유동화전문유한회사다.

    # 2. 같은 달 5일 인천 검단일반산업단지 내 위치한 5층 규모 제조공장도 2번 유찰 끝에 ○○○유동화전문유한회사에 낙찰됐다. 가격은 감정가의 59.7%인 72억원이다. 이 공장 규모는 토지 3300㎡·건물 1만1713㎡다.


    경기불황 탓에 여러 제조업공장들이 법원경매로 처분되고 있다. 문제는 새 주인을 만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작 경매를 신청한 유동화회사들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낙찰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9월 법원경매에 나온 공장물건은 총 338건으로 이중 114건이 낙찰됐다. 3건 중 1건만 간신히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주거시설 경매낙찰률이 48.6%라는 점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낙찰된 물건 실황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9월 낙찰된 114건을 전수조사 한 결과 이중 약 19건이 채권을 보유한 유동화회사에 낙찰됐다. 낙찰된 114건의 총 낙찰가는 1991억원이었으며, 이중 유동화회사 낙찰분은 429억원으로 전체 21.6%에 달했다.

    금융권에선 공장을 담보로 진행한 대출에 문제가 생기면 법원경매에 넘기거나, 유동화회사에 부실채권(NPL)을 매각한다.

    부실채권을 매입한 유동화회사는 경매를 진행시켜 채권을 회수하지만 마땅한 입찰자들이 없을 경우 낙찰가 하락으로 인한 자산가치 추락을 막기 위해 스스로 낙찰 받는 경우가 다반수다.

    다만 이럴 경우 서류상으로는 부실채권이 처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채권 유동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유동화회사서 해당 공장을 매입해 정상화시키긴 만무.

    따라서 장기보유 식으로 방치하면서 일반시장에서 매수자를 찾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즉, 경매낙찰이 이뤄졌지만 실상은 부실이 해결되지 않고 이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실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유동화회사 낙찰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공장 수요의 감소를 뜻한다"며 "쉽게 말해 제조업 경기지표 하락을 의미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부실채권이 해소되지 못함으로 인해 산업과 금융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