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대기업, 제약‧바이오산업에 동참하면서 정부 지원‧관심 집중
  • 2016년은 제약업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한 해였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년 새 총 9조원 규모의 기술수출로 제약 역사를 새로 쓴 한미약품 사례로 성공가능성을 봤으며 신약개발에 매진하게 됐다.

    그 결과, 성공과 좌절을 겪게 됐으나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 이어 삼성‧SK 등 대기업도 제약‧바이오산업에 동참하면서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제약 업계 뉴스>를 한 눈에 살펴본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 한미약품 폐암신약 ‘올무티닙’ 기술수출 실패… 주가 폭락

    지난 해 9조원 상당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은 지난 10월부터 큰 논란에 휩싸였다. 한미약품이 독일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과 연구중이었던 폐암신약 ‘올무티닙’ 계약 해지 공시를 신속하게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공개정보가 일부 임원에 의해 카카오톡 등 SNS로 유출되면서 개인투자자 등의 피해를 양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늑장 공시 파문 등으로 한미약품의 시장 신뢰도는 크게 흔들렸고, 투자 심리도 심각하게 낮아졌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지난 9월 29일 대비 각각 49%, 55.5% 급락했다.

  • ▲ ⓒ뉴데일리

    ◆ 노바티스‧유유제약 불법 리베이트…국내‧외 제약사 리베이트 만연

    투명하고 공정한 의약품 거래를 강조하던 제약사 ‘한국노바티스’와 ‘유유제약’이 의료진에게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리베이트 근절에 나선 제약사들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국노바티스는 의약전문지나 학술지 등을 통해 제품 광고비 명목으로 거액을 건네 의사들에게 전달하는, ‘신종 리베이트’ 수법을 전개했다. 지난 8월 검찰은 약 26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협의로 범행에 가담한 노바티스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 의약전문지 대표, 리베이트 수수의사 등 3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국노바티스 리베이트에 대한 법적 공방이 3차까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법원 결정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외에도 중견제약사 ‘유유제약’이 지난 11월 의료기관 의사와 사무장에게 20억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최인석 유유제약 대표이사 등 회사 임원 4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며,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189개 의료기관 의사 175명과 사무장 199명을 적발됐다.

    유유제약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퇴사한 영업사원들에게 판매대행업체를 설립하도록 해, 이들에게 여비·교통비·판매대행 수수료 지급 등을 가장해 20억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대행 수수료는 고스란히 의료기관 의사와 사무장의 리베이트 비용으로 사용됐다.


  • ▲ ⓒ뉴데일리



    ◆ 삼성·LG·SK 등 대기업, 제약‧바이오 분야 출사표 던져

    국내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사업방향으로 주목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5년 50억 달러 규모였으나, 2019년에는 약 24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큰 성장폭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팽창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삼성·LG·SK 등은 저마다 특장점을 가지고 준비 중이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및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제네릭) 사업에 진출했고, LG는 농의약 및 혁신 신약 개발을 본격화했다. SK는 중추신경계 신약 및 화학의약품 CMO 사업을 추진 중이다.



  • ▲ ⓒ뉴데일리



    ◆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특허 회피 성공… 빗장 풀려

    셀트리온이 다국적제약사 ‘얀센’과의 특허 분쟁에서 승소하면서 미국·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영업망을 지닌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손잡고, 미국시장에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램시마’ 독점판매에 들어가게 됐다. 미국시장에서만 2600억원 가량의 램시마가 출하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널 대비 15%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서, 앞으로 전 세계 점유율을 더욱 크게 늘릴 것이라고 표명했다.


  • ▲ ⓒ각사
    ▲ ⓒ각사

    ◆ 보톡스 균주 출처 두고, 대웅제약‧메디톡스 갈등 심화

    주름 개선·두통·요실금·다한증 등 다양한 치료에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의 균주를 두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메디톡스가 균의 염기서열을 공개하면서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훔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시하며 갈등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 측은 기자간담회·인터뷰 등을 통해 보톡스 균주 출처에 대해 공론화에 적극 나섰다. 이에 대웅제약은 ‘해외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반박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과 관련한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 ⓒ뉴시스
    ▲ ⓒ뉴시스

    ◆ 녹십자‧SK케미칼‧일양‧보령 등 국내 제약사 독감백신 시장에 대거 진입

    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서 독감백신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기존 3가 독감백신보다 치료범위가 넓은 4가 독감백신 경쟁이 치열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4가 독감백신은 총 6종이다. 이 가운데 국가검점을 마친 4가 독감백신은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3개 제품으로 올해 독감 백신 시장은 이들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GSK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4가 독감백신을 출시했으며, 올해 200만 도즈(1회 접종 분량)가 이미 완판됐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은 4가 독감백신을 각각 400만~450만 도즈, 500만 도즈 의 백신을 국내에 공급했다.

    이외에도 후발주자인 보령바이오파마‧일양약품‧한국백신 등이 4가 독감백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 ▲ ⓒ뉴시스

    ◆ 제일약품‧휴온스 등 제약사 지주회사 체제 도입… 2‧3세대 후계자로 경영권 승계 목적

    올해 일동제약‧휴온스‧신풍제약 총 3개의 제약사가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제일약품은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이다.

    제약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정부의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2‧3세대 후계자 경영권 승계 등을 손쉽게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해석된다. 내년 하반기에 지주사 요건이 강화되는 것도 제약사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다.

    지주사 체제를 확립한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녹십자(녹십자홀딩스) △동아(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종근당홀딩스) △대웅제약(대웅) △JW중외제약(JW홀딩스) △신풍제약(송암사) △휴온스(휴온스글로벌) △일동제약(일동홀딩스) 총 9곳이다.

  • ▲ ⓒ뉴시스

    ◆ 청와대, 발기부전치료제‧미용주사 의혹 심화

    청와대가 일명 ‘태반주사’ 등 영양·미용 주사제와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팔팔정’도 세금으로 사들인 것으로 밝혀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 등 명의로 의약품 총 764건을 구매했다.

    의약품 목록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정이 포함됐다. 발기부전 치료제 외에도 미용 목적으로 쓰이는 주사제를 대량 구매했다. 라이넥주·멜스몬주(일명 태반주사), 루치온주(백옥주사),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된 것”이라고 밝혔다.

  • ▲ ⓒ뉴시스
    ▲ ⓒ뉴시스


    ◆ ‘매출 1조 클럽’ 제약사, 한미 OUT 광동 IN? 

    2016년 ‘매출 1조 클럽’ 명단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지난 해에 이어 그 자리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빠지고 광동제약이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총 매출 971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6% 향상된 규모다.

    녹십자도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보다 12.7% 증가한 8769억원으로 목표 1조원 달성에 차질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올 3분기 누적 7912억원을 달성한 광동제약은 삼다수 위탁판매 사업권이 1년 연장되면서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될 확률이 높아졌다. 삼다수가 책임지는 매출만 1427억원(개별 재무재표 기준)으로 광동제약의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미약품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71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소폭 주저앉았다. 기술수출 실패‧늦장공시 등의 악재로 한미약품의 올 1조원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 ▲ ⓒ뉴시스

    ◆ 제약업계 R&D 강화…셀트리온한미↑, 유한광동제약↓

    올해 상위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소폭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1.8%으로, 전년보다 0.2% 늘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이었으며, 연구개발비 투자가 가장 적은 곳은 광동제약이었다.

    상위 10개 제약사 중 평균보다 R&D 강화에 앞장 선 제약사는 한미약품·LG생명과학·대웅제약·종근당 등이었다.

    한미약품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액 7106억 중 17.6%인 125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액의 18.9%를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LG생명과학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17.3%에 달했으며, 대웅제약 12.2%, 종근당 12.6%으로 R&D에 앞장섰다.

    반면 매출액 대비 R&D비중이 평균보다 밑도는 제약사는 광동제약·유한양행 등이었다.

    광동제약은 매출액 대비 0.5% 수준으로 R&D에 투자했다. 광동제약의 R&D 비중이 낮은 이유는 매출 구조가 의약품이 아닌 식음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 총 매출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9%에 불과하다.

    3년 간 총 매출 1조원을 넘었던 유한양행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6.5%로 평균보다 밑돌았다.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인기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하면서 매출을 올리는 형태의 외형성장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