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의 발전과 1인 가구 증가 등 새로운 혁신에 소비자 반응
옥시 불매운동·촛불 시위 등 국민이 변화 이끌어
옥시 불매운동·촛불 시위 등 국민이 변화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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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해 동안 유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며 사회적인 변화에 민감한 시기를 보냈다.
도의적 책임을 저버린 기업에 민심은 분노했고, IT 기술의 발전과 1인 가구 증가 등 새로운 혁신 등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또 사회적 풍자와 장기적 경기 침체 등에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기업에 전달되면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유통채널이 변모했다.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식음료 업계 뉴스를 한 눈에 살펴본다.
◆이마트 vs 쿠팡… 온라인 마켓 '급성장'
이마트 개업 10주년이던 2003년,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바로 '하귀스 기저귀'였다. 당시 해당 제품의 매출액은 1650억원으로 2위를 기록한 하이트 맥주 1500억원을 앞질렀다.
대형마트를 현재의 모습으로 만든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기저귀'인 셈이다.
그러나 2015년 이마트의 기저귀 매출이 전년 대비 26.3% 급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의 성장과 맞물리는 시기였다.
당시 이마트 전체 매출은 2014년 12조4046억원에서 2015년 12조 8336억원으로 4000억원 증가한 반면, 쿠팡은 2014년 매출 3485억원에서 2015년 300%가량 급신장한 1조3000억원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이마트는 쿠팡과 '최저가' 경쟁을 선포하고 끝없는 1원 싸움을 시작했다. 결과는 양사 모두 방문자가 급증하면서 무승부로 마무리됐지만, 온라인 마켓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파문… "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39명, 후유증에 시달리는 인원까지 포함할 경우 총 1528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국민들의 분노는 즉각 불매운동으로 향했고 판매 채널도 모두 옥시 퇴출을 선포했다. 단일 기업의 제품 모두가 퇴출당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옥시의 제품은 대형마트, 편의점을 비롯한 모든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온라인 마켓에서 모습을 찾아 볼수 없다. 다만, 온라인 마켓에선 아직 옥시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1인 가구 증가… 편의점 도시락 '불티'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혼밥족'(혼자 식사를 즐기는 사람)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매김하면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급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도시락 시장 규모는 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올해 5000억원으로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편의점 도시락은 올해 초 편의점 역사상 처음으로 기존 베스트셀러인 바나나우유와 소주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올라섰다.
2022년까지 1인 가구가 3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수 경기를 살려라"… 코리아세일페스타 개최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대규모 할인행사와 관광·문화축제를 통합한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해당 기간 참여한 주요 유통업체 총 매출액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보다 12.5%가량 신장했다.
특히 면세점이 1조130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6.6% 신장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편의점·SSM은 17.3%, 온라인쇼핑은 15.9%, 백화점은 8.8% 신장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보다 7.3%가량 늘어난 11만6000여명을 기록해 총 관광수입은 2조2000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해당 세일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롯데홈쇼핑 프라임타임 영업 정지 논란
롯데홈쇼핑 측은 즉각 선처를 호소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2조2500억원 가운데 1조930억원이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발생했고 방송 횟수 총 2718회 중 중소기업의 방송 편성이 약 65% 달해 자사의 손일은 물론 협력사들에 줄도산도 우려가 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미래부는 해당 처분을 강행했고 결국, 법원이 롯데홈쇼핑이 낸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판결의 여파가 오는 2018년으로 예정된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논란은 언제든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크게 더 크게"… 복합쇼핑몰 본격적인 행보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는 스타필드 하남이 지난 9월 오픈하면서 복합쇼핑몰 대전의 시작을 알렸다.
'스타필드 하남'은 연면적이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46만㎡(13만9000평, 지하 3층~PH), 부지면적 11만8000㎡(3만6000평), 동시주차 가능대수 6200대에 달하는 국내 최대 수준의 복합쇼핑몰로 신세계 유통채널의 모든 것이 집합해 있는 곳이다.
롯데도 지난 8일 은평구 진관동 일대 부지면적 3만3000여㎡(9980여평)에 연면적 약 16만㎡(4만8400여평) 규모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은평을 오픈했다.
쇼핑뿐만 아니라 한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의 변화한 니즈를 겨냥한 기업들의 새로운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롯데몰 은평은 내년 상반기 오픈 예정인 신세계의 스타필드 고양과 직선거리로 불과 2.2km 떨어져 있어 롯데와 신세계의 유통대전도 예고돼 있다.
◆국제정세에 흔들리는 유통업계… "요우커에 울고 웃고"
면세점, 백화점 등 쇼핑업계 '큰손' 고객인 요우커에 민감한 판매 채널 등은 중국의 3대 명절인 노동절, 춘절, 국경절 등에 높은 매출을 올리면서 승승장구를 이어갔지만, 하반기 사드 배치 논란으로 인한 한한령(限韓令) 확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경절 연휴 기간 (10월1~8일) 24만명이 넘는 요우커가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백화점은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60% 신장했고 롯데백화점 본점 25%, 현대백화점은 35.3% 신장했다.
롯데면세점은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31% 신장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지난달 중국인 입구자 수가 전년 동기대 26% 급감한 50만명까지 줄었다는 보도가 나와 업계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있다.
◆"국정농단에 불타오르는 촛불… 편의점 촛불 특수
특히 사상 최대인 170만명이 몰린 6차 집회(지난 3일)에는 편의점의 매출이 급상승했다. GS25는 인근 편의점의 간편식 매출은 135.1%, 음료 125.7%, 티슈 217.6%, 종이컵 97.4% 급신장했다.
CU는 양초 및 삼각김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9%, 33% 늘었고, 세븐일레븐 역시 원두커피 541.2%, 맥주 180.5%, 음료 123.4% 등 특수를 누렸다.
◆서울 면세점 3차 대전 승자는 "롯데·신세계·현대"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 갱신 실패로 영업 종료했던 월드타워점을 기사회생시키는 데 성공했고 현대백화점은 숙원 사업이었던 면세점 유치에 성공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초 개장한 1호점 명동점에 이어 강남 반포동에 2호점을 열면서 삼성 코엑스몰과 하남 스타필드로 이어지는 '강남벨트'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반면 함께 참여한 HDC신라면세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은 고배를 마셨다.
이번 면세점 최종 사업자 선정은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압수수색 등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특히 롯데의 경우 미르·K스포츠재단 거액 출연이 면세점 추가와 연관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 사유에 제3자 뇌물죄 혐의를 확정하고 면세점을 명시할 경우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악의 AI… 달걀 대란 현실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1인 1판 제한과 달걀값 인상을 지속적으로 확정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8일 5%, 15일 4.8% 달걀값을 인상한 데 이어 22일 6% 추가 인상했다. 롯데마트도 9일 5%, 16일 5%, 20일 달걀값을 10% 추가 인상했다. 홈플러스 역시 8일 5%, 15일 5%에 이어 17일 가격을 6% 추가 인상했다.
한 달 사이 달걀 가격이 3번이나 오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해당 마트 관계자들은 "AI가 좀처럼 진정되고 있지 않다"며 "향후 달걀 수급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속적으로 상황이 악화되는 비상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