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차별화된 신제품 봇물, 혼술·혼밥 영향 간편식·저도주 인기김영란법 시행, 당류 저감 종합계획·AI 확산 등에도 직간접적 영향 받아
  • 2016년 식음료 업계는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서 사투를 벌였다 할만큼 변화무쌍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허니버터'에 이어 올해 '바나나맛'을 시작으로 다양하고 차별화된 맛이 쉴 새 없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했고, 혼밥·혼술·홈술이 급부상하면서 가정간편식(HMR)이 호황을 맞았다.

    정부의 '당류 저감 종합계획'에 발맞춰 식음료 업체들은 설탕과의 전쟁에 동참했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많은 외식 업체들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식음료 업계 뉴스를 한 눈에 살펴본다. 

    ◆ 달콤하고 신선한 '바나나맛' 열풍

  • ▲ 오리온 초코파이情 바나나. ⓒ오리온
    ▲ 오리온 초코파이情 바나나. ⓒ오리온

    올해 3월 오리온이 선보인 '초코파이 정(情) 바나나'를 시작으로 롯데제과 몽쉘 초코&바나나, 카스타드 바나나, 말랑카우 바나나, 칸초 바나나, 월드콘 바나나, 설레임 바나나쉐이크, SPC삼립 바나나 크림빵, 바나나 보름달, 바나나 크림샌드, 돌(Dole)코리아 바나나 주스, CJ제일제당 쁘띠첼 푸딩 바나나, 빙그레 메로나 바나나, 롯데칠성음료 밀키스 바나나맛 등 '바나나맛' 제품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바나나맛'을 활용한 제품이 큰 인기를 끌자 뒤 이어 '청포도맛', '녹차맛' 제품들이 연달아 등장하는 등 '바나나맛' 열풍은 식음료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제품에 새로운 맛을 접목시키는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토종 브랜드가 이끈 '저도 위스키' 시대

  • ▲ 팬텀 및 골든블루 제품 라인업. ⓒ골든블루
    ▲ 팬텀 및 골든블루 제품 라인업. ⓒ골든블루

    알콜 도수 40도 이상의 '독한 술'로 불리던 위스키 업계에 토종 위스키 업체인 골든블루가 선보인 36.5도의 저도주가 등장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골든블루가 '골든블루', '팬텀' 등 저도 위스키 라인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며 국내 위스키 업계 2위로 올라서자, 콧대높은 외국계 업체들은 뒤이어 다양한 저도 위스키를 출시하며 시장의 변화에 맞섰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 '윈저 W 아이스', '윈저 W 레어', '윈저 W 시그니처'를 비롯해 페르노리카코리아 '35 바이 임페리얼',윌리엄그랜트앤선즈 '그린자켓', 롯데주류 '블랙조커 마일드' 등 저도 위스키를 선뵀다. 

    짜장·짬뽕 '중화풍' 라면이 새로 쓴 프리미엄 라면 신드롬  

  • ▲ ⓒ뉴데일리경제DB
    ▲ ⓒ뉴데일리경제DB

    '1000원이 넘는 라면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불문율을 깨고 올해는 짜장·짬뽕 등 중화풍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오뚜기 진짬뽕·진짜장, 농심 진짬뽕·진짜장, 삼양식품 갓짬뽕·갓짜장, 팔도짜장면·불짬뽕 등 중화풍 프리미엄 중화풍 라면이 큰 인기를 끌면서 '비싼 라면도 맛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어 볶음면과 부대찌개면까지 다양한 프리미엄 라면 제품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설탕과의 전쟁', 당류 다이어트하는 식음료 업계

  • ▲ 한국야쿠르트 당 줄이기 캠페인 제품 이미지. ⓒ한국야쿠르트
    ▲ 한국야쿠르트 당 줄이기 캠페인 제품 이미지. ⓒ한국야쿠르트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식음료 업체들도 당류 다이어트에 동참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전 제품의 당 함량을 최대 50% 까지 줄인 '당 줄이기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발효유, 가공유 등 핵심제품 전체 당을 줄였다. 매일유업도 요거트와 두유 등의 당 함량을 30% 이상 낮췄으며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쾌변 요구르트 당 함량을 최대 33% 낮추고 서울우유는 발효유 8종의 당 함유량을 최대 27.6%까지 줄였다.

    국내 최대 설탕 생산업체인 CJ제일제당은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나 혈당지수는 낮은 자일로스 설탕, 알룰로스, 타가토스 등 천연 대체 감미료를 연이어 선보였다. 

    달달한 '과실 탄산주', 2030 女心 저격

  • ▲ ⓒ뉴데일리경제DB
    ▲ ⓒ뉴데일리경제DB

    달콤한 과일향과 톡 쏘는 탄산이 들어있는 알콜 도수 5도 미만의 과실 탄산주가 2030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보해양조 '부라더소다'를 시작으로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하이트망고링고', 롯데주류 '순하리 소다톡', 무학 '트로피칼이 톡소다' 등 다양한 과실 탄산주가 등장했으며 일본 산토리사의 인기 제품인 '호로요이'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과실 탄산주 경쟁이 올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콜드브루 커피, 겨울에도 계속된다

  • ▲ 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by바빈스키' 모델 찰스 바빈스키. ⓒ한국야쿠르트
    ▲ 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by바빈스키' 모델 찰스 바빈스키.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가 올 3월 커피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콜드브루'는 업계의 우려를 깨고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야쿠르트에 이어 스타벅스와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등 주요 커피 전문점들도 잇따라 콜드브루를 선보였다.

    고온·고압을 가해 커피 원액을 뽑아내는 에스프레소와 달리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에서 추출해 원두 본연의 산미와 단맛을 더 살리는 특징이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콜드브루'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자 후속 제품으로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액상스틱형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레드'를 선보이는 등 한겨울에도 콜드브루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혼밥·홈술·혼술 인기에 '가정간편식(HMR)' 시장 쑥~↑

  • ▲ CJ제일제당 백설 쿠킷. ⓒ김수경 기자
    ▲ CJ제일제당 백설 쿠킷. ⓒ김수경 기자

    혼자서 먹고 마신다는 의미를 담은 일명 '혼밥', '혼술',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트렌드 널리 퍼지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그간 인스턴트 식품이나 레토르트 식품처럼 저장 기간이 길고 전자렌지에 간편하게 데워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한 끼 때운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혼자서도 맛있게, 건강하게, 제대로 먹자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선식품과 반조리식품으로까지 그 영역이 넓게 확대되고 있다.

    동원산업은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를, 델몬트는 소포장 과일 브랜드 '과일보감'을, CJ제일제당은 업계 최초 반조리 간편식 '백설 쿠킷'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HMR이 대거 등장했다.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8000억원에서 2013년 1조원을 돌파하고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500명 줄 세운 '쉑쉑버거' 등장에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 후끈  

  • ▲ 쉐이크쉑 강남 1호점 오픈 당일인 지난 7월 22일 매장 앞에 1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상윤 기자
    ▲ 쉐이크쉑 강남 1호점 오픈 당일인 지난 7월 22일 매장 앞에 15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상윤 기자

    뉴욕 명물 햄버거 쉐이크쉑(일명 쉑쉑버거)이 지난 7월 강남에 한국 1호점을 열었다. 전날부터 기다린 1호 손님부터 쉐이크쉑을 즐겨 먹었다는 뉴요커까지, 낮 최고 기온 33도를 웃도는 푹푹 찌는 폭염 속에서도 약 1500여명이 '쉑쉑버거'를 맛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등 오픈 첫 날부터 대박 조짐을 보였다.

    국내 오픈 5달 가량이 된 쉐이크쉑은 주문 후 즉석 조리, 건강한 식재료를 앞세우며 '햄버거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루 평균 3000개 이상의 버거가 팔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청담에 2호점을 오픈했다.

    쉑쉑버거가 등장한 이후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롯데리아의 '아재버거' 등 타사의 프리미엄 버거도 덩달아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침체된 패스트푸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김영란법 후폭풍에 직격탄 맞은 유통가

  • ▲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난 28일 저녁, 광화문 일대 고급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정상윤 기자
    ▲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난 28일 저녁, 광화문 일대 고급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정상윤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9월 28일부터 식음료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시내 고급식당들은 시행 전날 고객들에게 선결제를 권유하는가 하면 메뉴판에 3만원 이하의 '김영란 세트' 메뉴를 선보이며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고급 식당가는 손님이 크게 줄어 매출에 실질적 타격을 입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한우 농가와 위스키 등 주류업계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울상을 지었지만 식품업계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김영란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렸다. 

    내년 설(1월 28일)에도 김영란법 영향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마트에선 5만원 이하 상품이 전체의 98%를 차지했고,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5만원 이하 선물 매출이 54% 늘었다.

     AI 비상에 계란 값 고공행진

  • ▲ 이마트 목동점을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에서 계란을 둘러보고 있다. ⓒ김수경 기자
    ▲ 이마트 목동점을 찾은 소비자가 계란 코너에서 계란을 둘러보고 있다. ⓒ김수경 기자

    12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달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대형 양계 농가 여러 곳과 계약을 맺은 대형마트나 대형 식자재 업체들은 달걀 수급에 아직까지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지만 자영업자들과 길거리 포장마차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분식 포장마차나 식당에서 단골 손님에게 서비스로 주던 삶은 달걀, 계란 프라이 마저 자취를 감췄다. 

    최근 AI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대형마트도 마냥 안심할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AI 여파로 알 낳는 닭 20%가 살처분되면서 계란값이 끊임없이 오르고 있기 때문. 이에 대형마트는 1인당 계란 판매 수량을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계란 수급 비상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올해 '허니버터칩'으로 대박을 낸 해태제과가 상장하고 CJ제일제당 히트 상품 비비고 왕교자는 단일 냉동만두 브랜드 사상 최초로 월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질소 과자', '과대 포장'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던 제과 업계는 자발적으로 착한 포장에 나섰으며 치킨업계에서는 매운맛이 대세로 떠올랐다.

    토종 브랜드 이디야커피는 1호점을 오픈한지 15년만에 국내 업계 최초로 20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 1999년 이화여자 대학교 앞에 1호점을 오픈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17년만에 1000호점을 오픈했고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도 13년만에 1000호점을 열었다. 농심은 '제53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식품업계 중 유일하게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