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분양가와 격차 38만원까지 좁혀신규분양 줄어도 거래량은 꾸준…"희소가치 더욱 올라갈 것"
  • ▲ 최근 원건설이 공급한 '세종 힐데스하임 2차' 전용 107㎡ 거실. ⓒ원건설
    ▲ 최근 원건설이 공급한 '세종 힐데스하임 2차' 전용 107㎡ 거실. ⓒ원건설


    최근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 높은 중소형(전용 85㎡ 이하)수요에 밀려 꾸준히 공급이 줄어들었지만, 가격경쟁력으로 관심을 받자 일부 지역에서는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아파트는 최근 5~10년간 찬밥신세였다. '부의 상징'이라는 심리적 장벽뿐만 아니라 중소형에 비해 비싼 분양가와 낮은 환금성 탓에 투자수요 중심으로 손바뀜이 잦은 국내 분양시장에서는 외면받기 일쑤였다.

    또한 중소형이 발코니 확장 등 특화설계를 적용해 공간활용성을 높인 것과 1990년 9%에 불과했던 1인가구 비중이 올해 27%까지 치솟은 점 역시 중대형 인기 하락에 부채질을 했다.

    때문에 미분양 문제로 골머리를 썩여 온 일부 지역에서는 중대형이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야기한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분양가가 떨어지면서 중대형 아파트의 강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114 시세 분석 결과 2012년 상반기 전국 중소형 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07만원, 중대형은 1100만원으로 3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에 반해 올 상반기에는 중소형이 1001만원, 중대형은 1094만원으로 격차가 93만원으로 줄었고, 하반기 기준으로는 중소형 1083만원, 중대형 1121만원으로 38만원까지 좁혀졌다.

    서울 서초구 A공인 관계자는 "중대형의 경우 가격 부담과 낮은 인기에 청약시장에서 외면받아 왔다"며 "하지만 최근 가격 격차가 많이 줄어 조금만 더 보태면 큰 집을 구매할 수 있고, 11·3대책 이후 분양권 전매도 어려워져 굳이 경쟁률 높은 중소형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중대형의 희소성도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전체 신규분양 물량의 36.4%를 차지하던 중대형 물량 공급은 2008년 26.5%로 10%가량 급감한데 이어 2014년을 기점으로 10%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는 현재까지 3만4417가구가 분양, 전체 물량의 7.7%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가구 구성원이 줄어들면서 대형아파트 공급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주택시장이 1~2인가구 및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중소형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건설사들도 이에 맞추기 위해 중소형 위주의 공급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분양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는 인기몰이 중이다. 소형 공급이 많았던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지금지구의 경우 연일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지구 내 모든 물량이 중소형으로 공급된 울산 송정지구 역시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면서 1순위 마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형 공급이 주를 이루고 수요도 집중되면서 대형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아직 대형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포털의 부동산매매거래량 조사를 보면 중대형 거래량은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급량이 급감한 2014년부터는 거래가 급증해 총 거래건수가 10만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10월까지는 8만2463가구가 거래되면서 2012년 중대형 아파트 전체 거래량(7만5533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11~12월 거래량까지 더하면 중대형 거래량은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요는 꾸준한 반면, 공급은 줄고 있어 향후에는 중대형의 희소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부동산시장이 1~2인가구 중심의 실수요층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 수요가 대다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거래량 현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 4~5인가구가 쾌적하게 거주할 수 있는 중대형을 원하는 수요가 여전하다"며 "이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중대형 공급은 줄고 있어 앞으로는 희소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권 거래량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소형"이라면서도 "큰 면적을 선호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요와 공급의 시장 논리로 보면 중대형의 희소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