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대책 여파에 민관 합작 사업 활발… 2년 연속 30건 이상 지정기존 도심과 어우러져 생활 인프라 공유 '장점'… "부동산시장 전반에 걸친 호재"
  • ▲ 지난 3월 대림산업이 선보인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견본주택 내. ⓒ연합뉴스
    ▲ 지난 3월 대림산업이 선보인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견본주택 내. ⓒ연합뉴스


    2014년 시행된 9·1대책으로 올해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택지 지정이 제한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도시개발사업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단순히 토지만 제공하는 차원에 머물던 지자체들이 민간과 협력해 아파트 공급이나 단독주택 필지 분양, 주거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한 도시개발사업 전반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민관공동사업'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개발사업은 기존 지자체 인근 지역에 주거 및 상업시설을 비롯해 유통·정보통신·생태·문화·보건복지 등 자급자족이 가능한 단지 또는 시가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도시개발법에 근거해 시행된다.

    대개 미니신도시 규모로 조성되며 구역 지정과 동시에 개발계획이 수립되기 때문에 개발 과정과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자체가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공공성까지 갖추게 되면서 안정성과 투자가치가 담보돼 소비자들이 눈여겨보는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은 입지적으로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아 생활 인프라 공유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개 생활편의 기반시설 조성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택지지구개발사업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며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택지지구에 비해 전매제한 규제도 덜하다. 수도권의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이며 지방은 전매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9·1대책 이후인 2015~2016년 도시개발사업 구역에서 공급한 주요 아파트 단지들의 청약 성적을 보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2015년 3월 충남 서산시 테크노밸리 도시개발구역에서 선보인 '힐스테이트 서산'은 864가구 모집에 1137건의 청약이 접수돼 1.31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같은 해 10월 경북 경주시 현곡지구에서 분양한 '경주현곡 푸르지오'는 820가구 모집에 5157명이 청약, 6.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지난해 2월 공급된 '울산 KTX신도시 동문굿모닝힐'도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고 빠른 속도로 완판 되는 등 흥행가도를 달렸다. 지난 3월 강원 춘천시 퇴계지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는 도내 역대 최다 청약통장(총 1만4854건)이 몰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단지 역시 1순위에 조기 마감되고 계약도 닷새 만에 마쳤다. 이들 단지는 지방 군소도시에 들어서는 만큼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두며 우려를 잠재웠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토지 시장에서도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한 가치상승 효과가 관찰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2017 표준지공시지가'를 보면 올해 표준지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4.94% 증가했다. 특히 국토부는 17개 시·도 중 올해 지가 상승률이 지난해를 뛰어넘는 9곳에 대해 "공공주택지구 조성 및 도시개발사업, 전원주택 수요의 증가가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지정되는 도시개발구역도 늘고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2008년 55곳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도시개발구역 지정 건수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2011년에는 13곳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2012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9·1대책 시행 이후인 2015년부터는 2년 연속 30곳을 넘을 정도로 활기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직전 2개년도 지정 건수인 56건(2013년 33건, 2014년 23건)에 비해 5건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도시개발사업 지정 건수가 30건을 넘은 것은 2008~2009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지자체는 관내 인구 증가와 이로 인한 세수 증가, 소비 진작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재건축·재개발 현장보다 합리적인 분양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어 긍정적 효과가 큰 것이 도시개발사업"이라며 "도시개발구역 자체가 해당 지자체의 기존 도심에서 가까운 곳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부동산시장 전반에 걸쳐 호재로 작용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도시개발사업이 활기를 보임에 따라 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용지, 상가, 오피스텔 등 도시개발사업 구역에서 눈여겨볼만한 부동산 상품이 적지 않다.

    전남 담양군에서는 2020년까지 담양읍 가산리와 수북면 두정리·주평리 일원 127만여㎡를 '담양 첨단문화복합단지'로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최근 시행에 들어갔다. 이 단지는 단독주택 772가구, 공동주택 680가구 규모로, 도시개발사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 비중이 더 높다. 현재 단독주택용지 397필지를 분양 중이며 이후 상업시설과 기반시설 용지 등을 순차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경남 진주시에서는 2019년까지 가좌동 409-2번지 일원 96만여㎡를 개발하는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시행 중이다. 경전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른 진주역 이전으로 신진주역 주변을 개발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현재 한화건설이 '신진주역세권 꿈에그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7~38층·전용 84~103㎡ 아파트 424가구(3개동)와 전용 82㎡ 오피스텔 50실(1개동) 등 총 474가구로 구성된다.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가능동 58번지 일원 15만여㎡를 개발하는 녹양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의정부 녹양역세권 주상복합 지역주택조합(가칭)이 '녹양역 스카이59'를 짓기로 하고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59층·아파트 8개동·전용 65~137㎡·2581가구의 초고층 대단지로 조성된다. 단지 내 상업시설에는 영화관을 비롯해 대형슈퍼마켓(SSM), 문화시설 등 다양한 업종이 입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