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최고급 단독주택 '판교 산운 아펠바움' 한 채 값도보권 교육시설 한 곳도 없어… 500m 내 산운초교 유일
  • ▲ 운중 더 디바인 사업지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95·996번지 토지 등기부등본. = 박지영 기자
    ▲ 운중 더 디바인 사업지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95·996번지 토지 등기부등본. = 박지영 기자


    대한민국 상위 0.01%를 위한 '한국판 비벌리힐스'. '운중 더 디바인'에 쏟아진 찬사다. 운중 더 디바인은 판교 택지개발지구 내 남은 마지막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用地)'로, 토지 주는 부동산개발업체 '에이치엠지(HMG)'다. HMG는 지난해 5월 중순 성남시로부터 이 땅을 매입했다. 그로부터 1년 뒤 HMG는 해당 땅을 '전형적 배산임수 입지'로 포장, 원래 샀던 가격에 2~3배를 얹혀 되팔려 하고 있다. 

    ◆건물 없이 땅값만 50억원대

    문제의 땅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95·996번지로, 지번별 토지면적은 각각 1만9850㎡·1만5676㎡다. HMG는 2016년 5월16일 계열사 두 곳을 통해 해당 부지 3만5526㎡(약 1만765평)를 총 1138억1043만3000원에 구입했다. 

    토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HMG카운티는 당시 995번지 1만9850㎡를 3.3㎡당 1090만6500원에 사들였으며, HMG힐스는 같은 기간 996번지 1만5676㎡를 3.3㎡당 1014만7500원에 매입했다. 이때 투입된 금액은 995번지 656억458만500원, 996번지 482억585만2500원이다.

    문제는 1년이 지난 지금 HMG가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토지를 되팔려 한다는 점이다. HMG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운중 더 디바인에 대해 "명당으로 타고난 판교에서도 하늘이 선택하고 땅이 빚어낸 명당 중 명당"이라고 자찬했다.

  • ▲ 토지대장에 적힌 운중 더 디바인 개별공시지가는 3.3㎡당 고작 917만4000원이다. = 박지영 기자
    ▲ 토지대장에 적힌 운중 더 디바인 개별공시지가는 3.3㎡당 고작 917만4000원이다. = 박지영 기자


    그러면서 HMG 측은 운중 더 디바인이 '한국판 비벌리힐스'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자리에선 '귀하디귀한' ''마지막 보석' '상위 0.01%를 위한'이란 수식어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뒤이어 밝힌 운중 더 디바인 토지 공급가액은 3.3㎡당 최저 2599만원에서 최고 3349만원. 필지별 대지면적이 383~708㎡인 점을 감안하면 필지당 땅값만 20억9900만원에서 53억4600만원이나 하는 셈이다.

    바로 옆 단지인 최고급 단독주택 '판교 산운 아펠바움' 한 채가 31억~80억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토지가로 지하 1층~지상 2층짜리 집 한 동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근 W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운중동에 고급단독주택이 몰려있는 만큼 땅값이 비싸긴 하지만 평당 3300만원은 터무니없다"며 "사업지 바로 코앞인 1×××-×번지 같은 경우 제1종 주거지임에도 불구하고 평당 1000만원대"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운중천이 흐르고, 뒤로는 청계산과 금토산 공원이 자리한 '배산임수' 입지라는 점을 내세운 HMG 측 홍보에 대해서도 W공인 관계자는 "배산임수 입지를 내세웠다고 하는데 여기서 배산임수 아닌 곳이 어딨나. 말만 그럴싸하게 지어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운중 더 디바인 공시지가는 얼마일까. 토지대장을 떼 본 결과 2017년 1월 기준 995번지 개별공시지가는 3.3㎡당 917만4000원이며, 996번지는 935만5500원이다. 즉, 1년 만에 필지당 2.7배에서 3.6배까지 뻥튀기 한 셈이다.

  •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소재 '운중 더 디바인' 사업지 전경. = 박지영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소재 '운중 더 디바인' 사업지 전경. = 박지영 기자


    입지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단독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쾌적하긴 하지만 대중교통·교육·생활 편의성은 조금 뒤쳐진다.

    일단 도보권에는 교육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 사업지 반경 500m 내에 산운초가 유일하다. 그나마 반경 1㎞ 내에 판교중을 비롯해 운중중·운중고가 위치해 있지만 걸어서 통학하긴 어려워 보인다.  

    대중교통도 미약하다. 사업지와 가까운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3.5㎞나 된다. 네이버 지도를 검색한 결과 걸어서 약 53분·자전거로 약 17분이 걸린다. 사업지 앞 뫼루니육교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2대와 일반버스 3대가 판교역까지 가지만 6~8개 정류장을 걸쳐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