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통화정책 완하 정도 줄여나갈 여건 성숙""0.25% 인상 바람직" 소수의견 등장에 오름세 초읽기겅제성장률 상향도 긍정적인 영향…남은건 시기 문제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지난 18개월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16개월째 금리를 동결해오던 금통위원의 이러한 주장은 통화정책의 변화를 암시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25%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면 사실상 통화정책 변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일형 위원은 한국은행 내에서 추천한 위원이라는 점에서 이주열 총재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여러 가지 요인 및 경기와 물가 흐름의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해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이 지속적으로 갈 수 있냐는 판단을 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주열 총재는 지난 6월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이주열 총재가 올해 처음으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암시했지만, 기준금리 동결의 단단함을 깨진 못했었다.

    소수의견과 함께 경제성장률 상향도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0%, 내년도 2.9%로 올렸고 올해 들어 세 번이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대외적으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교체다. 수장이 바뀐다면 정책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 3일까지다. 미국에서는 차기 의장에 대한 최종 후보 5인이 가려진 상태고 옐런 의장의 연임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옐런 의장보다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의 인물들이 차기 의장으로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이주열 총재도 "미국 통화정책은 현재의 시장 예상대로라면 12월 중 금리 인상 가능성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만큼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장 큰 금리 압박요인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양국 정책금리는 같은 수준이 됐다. 10년 만에 금리 역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내달 30일에 올해 마지막 금통위 정례회의를, 미 연준은 12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연다.

    전문가들은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선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미 연준이 12월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달 11월이 마지노선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