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지역 두자릿수 공실률 속 기타지역 급증세도심권 중심 내년 상반기 신규 공급 영향 상승세 이어질 듯2009년 이후 8년 만에 30만평 이하 공급… 전반적 안정세 기대
  • ▲ 자료사진. 여의도 빌딩가. ⓒ뉴데일리경제 DB
    ▲ 자료사진. 여의도 빌딩가. ⓒ뉴데일리경제 DB


    서울시내 오피스 공실률이 10%에 육박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공급 물량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은 상승세를 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로 넘어가야 차츰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화63시티에 따르면 11월 서울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9.6%로, 전월대비 0.5%p 올랐다.

    권역별로는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기타 강남권을 아우르는 강남권(GBD)이 가장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반면 여의도, 마포권 일대를 포함하는 여의도권(YBD)의 경우 유일하게 두 자릿수 공실률을 기록했으며 광화문·신문로, 남대문, 을지로, 종로 일대의 도심권(GBD)과 잠실·송파와 상암, 그 외 지역을 넣은 기타권 역시 부진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이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공실률은 7.6%를 기록했다. 경제 성장세가 꾸준해 수요가 견조하지만 초과공급인 상태다.

    연초에 YBD과 기타권은 CBD보다 공실률이 낮았다. 7%대 초중반으로, 평균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기타권은 약 1년새 공실률이 두 배 가까이 뛰었고, YBD 역시 2011년부터 이어진 금융회사들의 탈 여의도 행렬에 크고 작은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들이 이동하면서 크게 증가했다.

    김동중 젠스타 연구위원은 "공유오피스 업종 중심의 신규 임차인이 늘었지만, 대기업 사옥 이전과 신규공급 빌딩의 영향으로 공실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조사에서 소폭 하락했던 CBD의 공실률은 9.7%로 0.6%p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 준공에 따라 본사가 을지로 시그니쳐타워에서 이전하면서 공실률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YBD의 경우 11.8%로, 전월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보였다. 두 자릿수 공실률은 주요 업무지구에서 유일하다. 공유오피스업체인 위워크(WeWork)가 HP빌딩에 입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여의도권역까지 확장하면서 일시적인 공실률 하락을 견인했다.

    하지만 영등포구 동여의도의 경우 전경련회관인 FKI타워를 임차해 쓰던 LG전자가 마곡지구로 이전하면서 전체 공실률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FKI타워 14개 층을 사용 중인 LG CNS도 다음 달 마곡지구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공실률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또 한화 63빌딩에서도 교직원공제회가 나가는 만큼 공실률이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GBD 공실률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월대비 0.2%p 내린 7.5%로 나타났다. 최근 테헤란로에서는 무궁화신탁이 포스코P&S에 입주계약을 체결했고, 생보부동산신탁이 대치타워로 이전을 완료했다. 한국자산신탁 또한 카이트타워에서 임차면적을 늘리는 등 부동산신탁사들의 사세 확장으로 인한 입주수요가 두드러졌다. 송파구 잠실 향군타워에서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잔여 공실을 자가 사용으로 전환하면서 약 3000㎡ 규모의 잔여 공실을 모두 해소했다.

    주요 업무지구 세 곳을 제외한 기타권역에서는 공실이 크게 늘었다. 전월대비 2.3%p 오른 12.6%로 집계됐다. 특히 영등포구 문래동에 연면적 9만여㎡ 규모 영시티(Young City)가 준공되면서 서남권 공실률이 올랐다.

    이 같은 공실률 상승세는 신규 공급이 예정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공급량 감소로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메이트플러스어드바이저(이하 메이트)의 분석 결과 내년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국내 경제성장률 소폭 회복과 신규 오피스 공급량 감소 등으로 올해 말(10.5%)에 비해 0.2%p 하락한 10.3%로 추정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신규공급이 예정된 오피스들의 영향으로 공실률이 10.9%까지 상승하지만,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메이트 측은 예상했다.

    권역별로는 CBD의 공실률은 10.7%로 올해 말에 비해 0.5%p 상승하고, GBD는 7.5%로 0.4%p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YBD의 공실률은 12.9%로 1.9%p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CBD의 경우 최근 신규 매장을 늘리고 있는 위워크가 서울스퀘어, 더케이트윈타워에 입주하면서 공실 해소를 견인하겠지만, 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이전과 함께 현재 M&A 및 본사 이전이 예정된 금호타이어 역시 공실률 증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YBD는 1분기 준공하는 교직원공제회관에 KB증권이 입주하면서 신규 공급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계열사가 마곡지구 신사옥으로 이전하고 있는 여파로 FKI타워를 중심으로 공실이 많아질 전망이다.

    박상준 젠스타 팀장은 "가격에 비해 인프라를 잘 갖춰 가성비가 좋은 경기 판교신도시나 강서구 마곡지구로 옮기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내년 서울 주요 업무지구 오피스 공실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경기 영향으로 기업들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데 오피스 공급이 많은 점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 서울 지역 오피스 공급량이 22개동·63만여㎡(약 19만평)로, 최근 3년 평균 108만㎡(약 32만평)보다 41.5% 줄어드는 수준이라 전체적인 공실률을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 신규 오피스 공급이 30만평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유명한 메이트 리서치파트장은 "오피스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매매시장이 호황기에서 후퇴기로, 임대시장은 침체기에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실제 오피스 거래 규모는 유동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임대시장의 경우 공급량 자체가 줄면서 수급불균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서울 오피스 거래시장은 97개동·7조986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던 지난해(8조3769억원)의 95.3%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년간 북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금리 상승 등 국내외 정치·경제 이슈에도 국내 오피스시장의 펀더멘탈이 견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이트 측은 현재 시장에서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만기가 예정된 부동산펀드와 리츠 상품들을 감안했을 때 내년에는 약 8조5108억원의 오피스 거래가 예상돼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매각 예상 오피스로는 △센트로폴리스(CBD) △더케이트윈타워(CBD) △퍼시픽타워(CBD) △삼성메디슨빌딩(GBD) △이스트센트럴(기타) 등으로, 주로 도심권 대형 오피스가 잇따라 거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