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찬반투표서 67.3% 찬성으로 가결유동성 위기 넘기고, 법정관리 상황 면해
  •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노조가 찬반투표를 통해 가결시키면서 유동성 위기를 넘겼고,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노사간 고통분담이 어느정도 이뤄지면서 이제 남은 과제는 GM 본사와 정부·산업은행 간의 추가 지원 방식 등이 관건이다. 지원 규모와 GM 철수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에 대한 세부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한국지엠(한국GM) 노사에 따르면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1만1987명중 1만223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6880명(67.3%)이 찬성함으로써 올해 임단협 교섭이 최종 마무리 됐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임단협 타결을 통해 노동조합이 회사 정상화 계획에 동참해 준 데에 감사하며, 앞으로 한국정부와 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의 지원을 구하고자 지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엠의 장기 수익성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보다 건실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한국지엠은 GM 본사와 정부·산은이 추진하고 있는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이날 오전 한국을 방문한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국회를 찾아 홍영표 한국지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과 면담했다. 댄 암만 총괄사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중요한 문제는 거의 마무리 돼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 및 산은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GM 본사는 기존 차입금 27억 달러(약 2조9200억원)를 전액 출자전환하고, 향후 10년간 신규로 28억 달러(약 3조280억원)를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경우 보유지분 17.02%만큼 신규 출자를 하게 되면 약 500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현재 한국지엠의 지분 현황은 GM 76.96%, 산업은행 17.02%, 상하이자동차 6.02% 이다. 문제는 이럴경우 산은의 지분율이 8.8% 정도로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비토권(자산 처분 등의 결정을 반대할 권리) 행사를 위한 최소 지분 15.0%를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산은에서는 차등감자를 요구했지만, GM이 거부하고 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들이 비토권 행사 요건을 낮추거나, 산은에 지분율과 관계 없이 비토권을 보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신규 출자금액을 최대 4조원 정도로 늘리고, 산은 역시 7000억원 가량 출자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규 출자 후 산은의 지분율은 10.3%가 돼서 비토권 행사 기준을 10.0%로 낮추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정부와 산은 측은 GM에 최소 10년 이상의 체류에 대한 확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GM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타협점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지엠 노사는 올 2월 처음으로 임단협 상견례를 가진 이후, 14차례의 만남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그동안 군산공장 폐쇄 관련 철회 및 고용 보장을 놓게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2차 데드라인까지 넘기면서까지 교섭을 이어가 결국 군산공장 근로자 680명의 고용 보장에 대해 무급휴직을 철회하고, 희망퇴직 후 잔류인원은 전환배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단협 개정으로 본인 학자금, 자가운전 보조금, 미사용 고정연차 수당 등 1000억원에 가까운 복리후생비를 절감하는데 뜻을 모았다. 기본급도 동결하고 올해 성과급 역시 받지 않기로 했다.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에서 각각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모델을 생산하는 내용을 담은 미래발전 전망 제시안에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