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LG 외 구광모 상무만 지분 보유… '지배구조' 활용 여부 촉각내부거래 비중 걸림돌, 상장 추진 속도조절… 흡수합병-지분스왑' 가능성
  •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타계로 LG그룹이 오너 4세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중심으로 체제 전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룹 물류 계열사인 판토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0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안고 있는 구 상무가 ㈜LG 지분 외에 유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판토스 지분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구 상무가 ㈜LG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 활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결국은 판토스 지분으로 현금 창출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비상장사인 판토스의 상장 추진이나, ㈜LG로의 흡수합병 등이 점쳐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 지분 외에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판토스(지분율 7.5%)가 유일하다.

    이 같은 사실 때문에 판토스는 LG그룹이 4세 경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범LG계열이었던 판토스는 지난 2015년 LG상사 자회사로 편입되며 처음으로 LG그룹사가 됐다. 2015년은 구 상무가 LG전자에서 ㈜LG로 넘어와 임원생활을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LG그룹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구광모 체제를 준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후 판토스는 LG전자 물류 자회사였던 하이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며 사명을 판토스로 바꾸는 등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2조 원대였던 매출규모는 하이로지스틱스 흡수 이후 3조 원대로 올라섰다.

    이 같은 행보에 시장에서는 LG그룹이 판토스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상장에 따른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구 상무를 포함해 판토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의 지분 유동화가 가능해진다는 이유가 주효했다.

    하지만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상장심사대에 올랐을 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장 외에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판토스는 LG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내부거래 비중이 60% 수준에 이를 정도로 그룹 관련 물류업무를 통해 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내부거래 비중을 단기간 내에 낮춰 상장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점에서 다각도로 판토스 활용 방안을 구상해왔을 것으로 보인다.그 중 한가지 관측되는 방안은 ㈜LG로 판토스를 흡수합병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합병비율에 따라 구 상무가 보유하고 있는 판토스 지분이 ㈜LG 지분으로 전환되고 자연스럽게 그룹 지배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 판토스가 ㈜LG에 흡수돼야 하는 이유를 시장에 설득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숙부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계열 분리를 하게 될 경우에도 판토스가 또 한번 주목받을 수 있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 부회장이 계열 분리에 나서게 되면,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 지분과 구 상무의 판토스 지분이 맞교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구 상무가 최소 1.5% 가량의 지분만 획득하면 최대주주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만큼, 판토스를 활용한 그룹 지배력 강화 방법이 가장 효과적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