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치어 외해 가두리서 22개월간 키워
  • ▲ 양식 참다랑어 출하.ⓒ해수부
    ▲ 양식 참다랑어 출하.ⓒ해수부
    "중금속 걱정 없이 고품질의 참다랑어(참치)를 건강하게 드시고 싶다면 국산 양식 참다랑어가 좋습니다."

    국내 양식 참다랑어가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해양수산부는 22일 오후 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양식 참다랑어 상업출하 기념행사를 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과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김동진 통영시장, 욕지 주민 등이 참석해 참다랑어 시식, 먹이 주기 등을 진행했다.

    이번에 출하하는 참다랑어는 홍진영어조합법인이 통영 욕지도 난바다(외해) 가두리에서 자연산 치어를 일정 기간 키우는 축양방식으로 양식했다. 3㎏ 미만 치어를 22개월간 30㎏까지 키웠다.
  • ▲ 홍석남 홍진영어조합법인 대표.ⓒ해수부
    ▲ 홍석남 홍진영어조합법인 대표.ⓒ해수부

    홍진조합은 2007년 욕지도 자리그물(정치망)에 걸린 참다랑어를 가두리에 넣어 국내 최초로 양식을 시작했다. 2012년 태풍 볼라벤, 이듬해 여름 적조 피해로 키우던 참다랑어가 대부분 폐사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2016년 1150마리, 지난해 1400마리를 다시 입식해 올해 첫 상업출하를 이뤄냈다.

    홍석남 홍진조합 대표는 "올해 안에 2016년 입식한 1150마리 중 600~700마리, 30t쯤을 출하할 계획"이라며 "시범 출하한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일식집에 지금도 매주 1~2마리를 공급한다. 전날도 전북 전주시의 일식집에서 주문을 받았다. 대량은 아니어도 매일 주문이 들어온다. 공급량이 달릴까 슬슬 걱정된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홍 대표는 "일본에서 도매 공급가격이 ㎏당 3만원이다. 수입하면 3만5000원쯤이다. 우리는 5만원에 공급한다"며 "처음엔 비싸다는 반응이지만, 품질이 좋으니 한 번 사가면 다시는 그런 얘기 안 한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지승철 박사는 "건강하게 참다랑어를 먹으려면 자연산보다 양식이 낫다"며 "전용 배합사료로 지방함량 등을 일정하게 관리하므로 맛이 뛰어나고 (메틸수은 등) 중금속 축적 문제도 없다"고 부연했다.

  • ▲ 외해 가두리 양식장 그물망 교체작업.ⓒ해수부
    ▲ 외해 가두리 양식장 그물망 교체작업.ⓒ해수부

    이번 상업출하는 겨울철 수온이 10℃ 이하로 내려가는 국내 바다 환경에서도 온대성 어종인 참다랑어 양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다랑어 양식이 가장 활발한 일본은 겨울철 수온이 14~20℃ 이상인 곳에서 주로 양식이 이뤄진다. 국내에선 겨울철 수온이 높은 통영과 제주에서 양식한다.

    지 박사는 "참다랑어는 예민해 양식할 때 소음, 불빛에 취약한데 수온도 중요한 요인"이라며 "앞으로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수온이 올라간다면 전남 거문도나 동해안 지역에서도 충분히 양식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참다랑어 양식은 자원 보존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연근해에서 잡히는 태평양 참다랑어는 2014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는 등 자원 고갈 위기에 처했다.

    경제적 효과도 크다. 올해 중서부 태평양참다랑어류위원회(WCPFC)로부터 받은 어획쿼터 600t의 치어를 위탁판매하면 ㎏당 5000원씩 총 3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85%인 510t(1~3㎏ 치어 17만~51만 마리)을 30㎏까지 축양 양식하면 폐사율을 30%로 가정해도 올해 ㎏당 평균수입가 2만7321원 기준으로 최소 978억원, 최대 2920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다랑어는 2016년 어획량이 4만8000t으로, 전체 다랑어류 어획량 579만t의 1%가 되지 않는 귀한 어종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고부가품목이다.

    해수부는 2013년부터 참다랑어를 유망품목으로 지정해 전략적으로 육성해왔다. 2015년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참다랑어 치어를 어미로 키워 수정란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김 장관은 "이번 참다랑어 상업출하는 수산분야 혁신성장의 선도모델로, 앞으로 뱀장어 등 고부가 품목에 대한 양식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이 우리 바다에서 양식된 신선한 참다랑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 해수부.ⓒ연합뉴스
    ▲ 해수부.ⓒ연합뉴스
    해수부는 이날 출하행사에 앞서 참다랑어 양식 산업화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 축양을 통해 참다랑어를 보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전양식으로 대량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우선 전용 배합사료와 기자재 등 사육기술 개발, 외해 양식 전문연구센터·연구인력 확보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안정적인 자연산 종자 확보를 위해 대형 선망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내년까지 어획·이송기술을 개발한다. 장기적으로 제주도 등에 종자 생산단지도 조성한다.

    대량생산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양식장과 배합사료·가공 공장으로 구성된 대량 생산단지를 구축한다. 2020년까지 종자·양식업계, 유통·가공업계가 참여하는 양식단체를 육성하고, 양식재해보험도 도입한다.

    끝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양식 참다랑어 브랜드를 개발한다. 양식어장과 판매장·식당, 관광을 접목한 6차 산업화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