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맞춰 자회사 지분 확보 ‘집중’… 롯데지주 자회사·손자회사 50여개재계 “롯데, 순환출자고리 완전해소 등으로 투명기업으로 거듭나”
  •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지주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지주
    롯데지주가 신동빈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 지주사 체제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27일 롯데에 따르면 계열사의 자회사 편입 등 지배구조 개선계획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 이전부터 준비됐던 사안이다.

    지주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맞추기 위해 준비했던 시나리오에 따라 자회사 편입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비상장 자회사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 등 4개사의 분할·합병으로 탄생했다. 롯데지주는 2019년 10월까지 이들 회사의 지분 20%를 확보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출범 당시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율 조건은 충족했었다. 반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미달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롯데지주는 최근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분확보에 나서 요건을 만족시켰다.

    롯데지주는 지난 21일 유상증자로 롯데제과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기존 롯데지주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11.5%였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21.3%로 높였다. 아울러 롯데지주는 롯데칠성음료도 같은 방식을 통해 기존 19.29%에서 26.54%로 지분율을 높였다. 이들 회사를 포함한 롯데지주의 자회사는 손자회사를 포함해 50여개사로 늘었다.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등 아직 자회사에 포함되지 않은 계열사들도 지분 확보를 통해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들 회사가 롯데그룹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시간을 두고 개편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그룹 전체를 이끌어간다는 개념으로 볼 때 호텔롯데를 반드시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한다”며 “큰 틀에서 호텔롯데를 편입시키는 계획은 짜여진 상태지만, 아직 특정시기나 세부방안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롯데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공정위 역시 순환출자고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해소한 기업으로 롯데를 꼽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재계에서 지배구조가 가장 복잡했던 기업”이라며 “한때 롯데의 순환출자고리는 10만여 개에 달했었지만 올해 초 모두 해소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는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된 2013년 9만5033개에 달하는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존 고리를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출자고리 해소에 집중했고 올해 모든 고리를 완전 해소했다.

    한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지주사 편입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도 강화됐다. 신 회장은 보유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보통주를 현물출자해, 롯데지주 신주 248만514주를 받았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8.63%에서 10.47%로 높아져, 최대주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롯데지주의 지분은 ▲자사주 40.17% ▲신동빈 회장 10.47% ▲호텔롯데 8.62% ▲롯데알미늄 4.55% ▲신격호 명예회장 2.88% ▲일본 롯데홀딩스 2.22%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0.15%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