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하림·현대 등 새 성장동력으로 공들여
  • ▲ 인구구조 및 고령화 지수 추이ⓒ통계청
    ▲ 인구구조 및 고령화 지수 추이ⓒ통계청
    식품업계가 앞다퉈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실버푸드(고령친화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이 본격적인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증진, 노후생활의 질 개선과 관련해 고령자용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버푸드는 과거에는 주로 병원 등에 식자재·급식 등을 납품해 왔으나 최근에는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의 전수 집계 결과 발표에 따르면 연간 인구 증가율(0.3%)이 1949년 인구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65세 인구는 34만명 늘어 전체의 14.2%를 차지하며 고령사회로 들어갔다. 

    관련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실버푸드 시장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에서 지난해 1조1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는 실버푸드가 가정간편식(HMR)에서 진화해 이미 수십 조원대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 하반기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본격 론칭해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원밀 솔루션(One Meal Solution)이 가능한 '부드러운 불고기덮밥', '구수한 강된장비빔밥' 등 덮밥·비빔밥 소스류 5종은 이미 개발했다. 연내에 추가로 9종을 개발 완료해 모두 14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회사 측은 "환자 일반식 중심의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에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본격 확대한다"면서 "그동안 축적해 온 차별화된 R&D 경쟁력과 HMR 전문성을 기반으로 국내에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림은 전북 익산의 하림 푸드클러스터 공장 가운데 한 곳에서 연화식(일반 음식과 같은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기능성 식품) 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하림은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사업을 펼쳐온 만큼 연화식에서도 닭고기 등 육류 제품 개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 ▲ 연화식 간편식 그리팅 소프트ⓒ현대그린푸드
    ▲ 연화식 간편식 그리팅 소프트ⓒ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는 이달 국내 처음으로 연화식 간편식 12종을 출시했다. '그리팅 소프트(Greating Soft)'라는 브랜드로 선보이는 연화식은 육류 3종, 생선류 3종, 견과·콩류 6종 등 총 12종으로 이뤄졌다. 음식의 단단한 정도를 일반 조리 과정을 거친 제품보다 평균 5분의 1, 최대 10분의 1로 낮췄다.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케이터링 서비스를 맡아 한방 소갈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연화식 제품군을 육류와 생선류를 제품으로 최대 100여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부터 시니어 전문 식자재 브랜드 헬씨누리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토탈 푸드케어 브랜드로 확장했다. 맞춤형 식자재 공급은 물론 영양식단, 서비스 컨설팅, 사회공헌사업까지 아우르는 토털서비스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그동안 헬씨누리는 병원, 복지관 등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맞춤형 식자재를 공급해왔다.

    매일유업은 올 초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사코페니아 연구소'를 출범했다. 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뉴트리션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화 기술을 통해 고령자를 위한 고기와 떡, 견과류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경우도 지난해 실버푸드 시장 규모가 1조6000억원대에 달했다"면서 "베이비붐 세대로 2020년 이후 고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가파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정부도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기준·규격 제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고령친화식품 기준을 신설하는 내용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은 고령자의 섭취편의와 영양개선을 위해 식품의 경도(50만 N/m2 이하)와 영양성분 함량 기준을 신설했다. 특히 고령친화식품을 제조할 때에는 원료 준비 단계에 소독·세척 기준 등을 신설하고 최종제품에는 대장균군(살균제품) 및 대장균(비살균제품) 규격을 마련해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