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의원, "라오스댐 붕괴 'SK건설-전 정권' 합작 인재"

SK건설, 설계변경 등 통해 수익 확보 노려
박근혜 정부, 서둘러 차관 집행… "총체적 인재"

성재용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0-15 16: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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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콩 마을 수몰현장. ⓒ연합뉴스


지난 7월 수백명의  사망·실종자를 만든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 시공사인 SK건설이 설계변경을 통해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차관 687억원을 서둘러 집행하는 등 당시 사고가 총체적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서부발전 등이 제출한 자료와 SK건설의 2012년 집중경영회의 문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라오스 프로젝트 실행계획'이라는 제목의 SK 문건에 따르면 라오스댐 시행사 PNPC는 2012년 8월 공사비를 6억8000만달러로 하는 주요조건 합의서(HOA, 본계약 체결 전 미리 합의한 내용을 담는 문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공사비 6억8000만달러 △SK건설에 관리비 및 이윤(O&P, Overhead & Profit)으로 8300만달러 보장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절감액 2800만달러는 SK건설이 확보 △조기 완공시 별도 인센티브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같은 해 11월 SK건설은 집중경영회의를 개최하고 HOA 체결로 확보한 설계 변경권을 최대한 활용, 관리비, 이윤을 1억200만달러(공사비의 15%)까지 더 확보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댐의 형식과 축조재료를 변경해 공사비를 추가적으로 절감하고 2013년 4월로 예정된 댐 공사 착공을 의도적으로 지연함으로써 다른 출자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압박해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세웠다.

실제로 SK건설과 PNPC는 2013년 11월 최종 계약에서 공사금액은 유지하되 HOA 체결시 유보됐던 '조기완공 인센티브 보너스'는 2017년 8월1일 이전 조기담수가 이뤄질 경우 2000만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공사기간에 대해서도 의혹이 나왔다. 댐 착공은 당초 예정보다 7개월 늦은 2013년 11월이었지만, 담수는 당초 계획대로 2017년 4월 시작됐다. 또 담수기간도 원래는 6개월이었으나 SK건설은 조기담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4개월 만인 2017년 7월25일 담수를 완료했다. 이 역시 계획보다 2개월 단축된 것이다.

김경협 의원은 "담수 보너스 2000만달러 수령에 집착해서 늦은 착공에도 조기에 담수를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후 SK건설이 시공 과정에서 보조댐 5개의 높이를 기본설계와 달리 낮추면서 이윤을 늘리려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프랑스 AFColenco사가 실시한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SK 문건 속 보조댐의 높이는 10~25m인 반면 실제 시공에서는 3.5~18.6m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실시설계를 SK가 직접 수행해 직접비를 절감한다는 전략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무건 내용은 최종 확정 내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및 시공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최종 계약시 작성한 시공시 상세 산정내역 확인에는 기밀사항이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자료사진. 라오스 보조 댐 붕괴 현장. ⓒ연합뉴스


이뿐 아니라 이 사업이 민간사업이 아니라 정부와 공기업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사업이라는 점이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된다.

2015년 당시 기획재정부는 총 4건의 차관 사업 중 유독 라오스댐 사업만 서둘러 예산을 배정하고 집행했다. 4건 중 라오스댐 사업만 같은 해 10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에 포함하기로 하고 411억원을 자체 배정한 것이다. 2014년 말 국회의 내년도 예산심사 때도 포함되지 않은 사업을 기재부가 자체 판단으로 포함시킨 셈이다.

곧바로 수출입은행은 같은 해 1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810만달러를 라오스 정부에 송금했다.

김 의원은 "이는 법 절차상으로도 심각한 흠결이 있다"며 "라오스댐 사고는 설계변경까지 감수하면서 이윤을 챙기려는 SK건설의 과도한 욕심, 법 절차를 무시하고 서둘러 차관을 집행한 박근혜 정부가 낳은 총체적 인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정감사에서 정부나 감사원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김 의원이 실제 시공된 댐이 기본설계와 다르다고 해서 무리한 설계변경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SK건설 측은 "기본설계는 스케치인 만큼 상세한 내용을 담지 않고 시공 과정에서 현지 상황 등에 맞춰 바꾸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다만 설계를 바꾼 이유나 공사기간이 단축된 까닭에 대해서는 "파악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세피안-세남노이 댐 프로젝트는 볼라벤 고원을 통과하는 메콩강 지류를 막아 본댐 2개와 보조댐 5개, 410㎿급 발전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SK건설은 서부발전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2년 사업을 수주했고, 시행사 PNPC에도 투자해 지분 24%를 갖고 있다.

지난 7월23일 라오스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보조댐 5개 중 1곳이 일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담수가 대거 범람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6000여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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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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