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사장, 해양플랜트 27억 달러 수주목표 제시… 올해 실적 ‘제로’4분기에도 적자 지속… 인도 못한 드릴십 3기, 재매각 관련비용 반영
  • ▲ 나이지리아 라고스 공장에 입항하고 있는 에지나 FPSO. ⓒ삼성중공업
    ▲ 나이지리아 라고스 공장에 입항하고 있는 에지나 FPSO.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적자'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실적개선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3138억원, 영업손실 1273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적자다.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전분기(1005억원) 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조선업계의 ‘맏형’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의 매출손실에도 해양부문에서 2억6600만 달러의 체인지오더(추가 공사대금 보전)가 나타나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아울러 플랜트부문에서의 하자보수충당금 환입 역시 흑자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2분기 빅3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은 3분기에도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대우조선의 신규수주가 회복 국면에 진입해 안정적인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은 지난 5월부터 매달 4억 달러 수준의 신규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조819억원, 영업이익 1077억원 수준을 달성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은 흑자세를 유지하며 부활의 날갯짓도 보이고 있다. 수주절벽으로 중단됐던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과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지급을 4년 만에 재개한 것. 그간 강도 높은 자구안 이행으로 경영정상화에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반면 삼성중공업이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이유는 해양플랜트 탓이다. 2년 전 최악의 수주가뭄 당시 다수의 신규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강재 및 기자재 가격 인상 등 손익차질 요인이 추가로 발생해 적자폭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4분기에 1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시드릴 프로젝트 2기, PDC 프로젝트 1기 등 미인도 중인 드릴십 3기의 재매각 추진 관련비용이 4분기에 반영돼 손실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올해 수주목표 달성도 ‘빨간불’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9월 LNG선 10척과 컨테이너선 13척 등 총 40척을 수주했다. 47억 달러 수주로 올해 목표치 82억 달러의 57%를 채웠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각각 73%, 63%를 달성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초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조선 빅3 중 가장 많은 27억 달러를 수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가 두달여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아직 수주실적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55억 달러를 제시한 상선 부문은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실패로 올해 목표달성은 사실상 어렵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시황 개선이 지속되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며 “빠른 시일 내 턴어라운드 할 수 있도록 수주활동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