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현 상황 적법 절차… 악의적 보도는 배후세력 의심"
  • ▲ 공판 후 법원을 나서는 이호진 전 회장 ⓒ 뉴데일리 정상윤
    ▲ 공판 후 법원을 나서는 이호진 전 회장 ⓒ 뉴데일리 정상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보석취소에 대한 판단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이 전 회장의 병보석 취소 여부는 다음달 16일 열리는 두 번째 공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은 400억원 대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7년 째 재판을 받고 있지만 간암 등 건강상의 문제로 보석 중이다. 그러다 지난 14일엔 검찰이 법원에 ‘보석취소 검토 요청서’를 제출했다. 병보석 중임에도 이호진 전 회장이 음주와 흡연을 지속해왔다는 최근 언론보도에 따른 것이다.

    1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이 전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에 대한 재파기환송심 1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의 보석취소 요청에 대해서는 제출자료, 심문 등을 종합해 추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이 전 회장의 보석의 정당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 측은 전국 교도소에 수감 돼있는 암환자 수 등을 제시하며 보석 취소를 주장했고, 변호인 측은 ‘현 상황은 법에 따른 정당한 결과’라고 맞섰다.

    검찰은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는 288명의 암환자가 수감돼 있으며, 이중 63명은 이 전회장과 같은 간암환자”라며 “이들은 수용시설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실형 선고 후 수감 기간이 2개월에 그치며, 불구속 상태로 7년간 재판 중에 있다”면서 “추후 도주와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어 보석취소를 요청했으며,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정상적인 생활도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이 전 회장의) 보석 상황은 재벌의 특혜가 아닌 정당한 불구속 원칙에 의한 것”이라며 “최근 언론에서 현 상황을 ‘병보석’이라는 점을 강조해 보도하는 것도 배후세력에 의한 악의적 왜곡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어 “오랜 기간 동안 재판에 성실히 임해왔음에도 도주와 증거인멸을 언급하는 것은 검찰 측의 과도한 우려”라며 “현재도 피고인은 의사면담, 진료, 약물투여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 공판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호진 전 회장 ⓒ 뉴데일리 정상윤
    ▲ 공판 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호진 전 회장 ⓒ 뉴데일리 정상윤

    변호인 측은 최근 이 회장의 사생활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다수 언론이 이 전 회장이 병보석 중 떡볶이를 먹고, 흡연과 음주를 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다.

    변호인 측은 “언론이 어떤 의도로 (사생활에 대해) 보도한진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 중엔 ‘재벌이 떡볶이를 먹는다’며 불쌍히 여긴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언론은 사회적 책임대로 편향된 보도를 삼가고, 재판부는 언론과 여론에 영향 받지 말고 보석취소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이 전 회장의 건강상태를 설명하는 변호인 측의 발언은 일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재판부는 “보석취소에 대해 추후 판단하겠다”며 공판을 마무리했다.

    공판 직후 법원을 나서던 이호진 전 회장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답했다.

  • ▲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취소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 뉴데일리 정상윤
    ▲ 이호진 전 회장의 보석취소 관련 기자회견을 갖는 시민단체 관계자들 ⓒ 뉴데일리 정상윤
    이 전회장의 보석취소 판단이 미뤄짐에 따라 당분간 관련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광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이 전 회장의 보석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