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판호' 장벽 비롯 '온라인 결제한도', '셧다운제' 등 시달려2019년 '판호' 발급 재개 촉각… PC온라인 시장 부활 조짐도 긍정적
  •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커졌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3사를 비롯 중견·중소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으며, 신규 출시작들 역시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의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장벽 등 문제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PC온라인 장르의 성장세와 함께 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는 등 내년 사업에 청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꽉 막힌 中 시장… 내년 '판호' 발급 재개 촉각

    한국산 게임을 상대로 한 중국의 판호 발급 제한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 게임업계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전 세계 게임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에 따른 한한령 여파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국내 게임에 발급된 판호는 0건인 상태다.

    사실상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일본, 대만, 동남아 시장 등 공략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더욱이 상당수의 중국 게임사가 무분별한 베끼기 행위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은 턱없이 미흡해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판호 발급이 내년 상반기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난 21일에는 중국 중앙선전부가 일부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업계 기대감은 한층 고조된 상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명확한 시점을 기약할 수 없으며, 어떤 게임에 판호를 우선 발급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번에 긴장을 늦추기는 어렵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공식석상에서 판호 재개를 언급한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선 국내 게임업계의 재기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스마일게이트
    ▲ ⓒ스마일게이트
    게임업계 향한 '따가운 시선'… '게임산업 때리기'만 반복

    올해 게임업계는 대외적 악재뿐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몸살을 앓았다. 현 정부가 출범 당시 내세운 친(親) 게임 정책으로 높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것과 달리, 게임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개선조차 이뤄지지 않아 업계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는 실정이다.

    대표 규제로 꼽히는 '셧다운제'와 'PC온라인 월별 결제한도'의 폐지는 부처 간 갈등 속에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의 축소를 야기한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문체부 차원의 규제 개선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슈에 그쳤을 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게임업계를 향한 부정적 시선 역시 올해에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 10월 마무리된 2018년도 국정감사에선 여야 의원들의 거침없는 질타와 호통이 쏟아져 나왔다.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게임을 카지노, 경마 등 도박과 같은 사행산업으로 간주하는 동시에 게임업체들에게 게임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월 발생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배경으로 게임중독을 지목해 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현 정부가 출범 이전 내보인 게임산업 진흥에 대한 열의는 현재 찾아볼 수 없는 상태이며, 주무부처인 문체부조차 게임 생태계 복구에 대한 의지가 없다"며 "정부 주요 관계자들의 머릿속에 아직까지도 게임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가 앞세운 혁신성장 대상에서 게임산업은 철저히 배제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모바일' 잔치로 마무리된 한해… 'PC온라인' 부활 조짐

    신작 경쟁이 치열했던 모바일게임 시장과 달리 PC온라인 시장은 지난 3분기까지 조용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선 최고상을 수상한 '검은사막 모바일'을 비롯해 다수의 모바일게임이 수상한 반면, PC온라인 타이틀은 단 한건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4년만에 PC온라인 타이틀 대상이라는 결과를 얻어냈지만, 모바일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개발비용과 곳곳에 산적해 있는 규제로 올해 역시 모바일 편중 현상이 심화된 모습이다.

    다만 지난달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를 시작으로 넥슨의 '배틀라이트', '아스텔리아' 등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PC온라인 시장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PC온라인 시장의 전통 강자로 불리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다수의 게임사 역시 내년 PC온라인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 만큼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배틀그라운드의 대상 수상 이후 PC온라인 시장의 부활이 점쳐졌지만 비교적 잠잠한 행보가 이어졌다"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 다수의 신작들이 출시되는 만큼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