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불참은 아웅산테러-탄핵 등 단 두차례에 불과
  •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 주요단체가 주관하는 재계 신년회에 ‘흥행실패’가 예고된다. 주요 그룹 총수가 대부분 불참하면서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반쪽 행사’가 될 공산이 크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내년 1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 정·관·재계 인사들과 주한 외교사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주요 기업인이 참석해 정부 각료와 국회의원 등을 만나는 자리다. 대한상의가 매년 1월초에 개최하는 재계 최대행사로 지난 한 해의 성과를 돌보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행사다.

    그러나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신년회도 흥행에 실패하는 분위기다. 10대 그룹 총수 대부분이 불참의사를 밝혀 무게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행사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문경영인이 참석해 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년회가 경제계 최대행사 중 하나”라며 “그러나 총수들의 신년회 참석은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을 대타로 세워 구색을 맞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단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회에 참석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한상의 신년회에 아직 참석하지 않아, 대통령이 나서면 총수들도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 신년회에는 지난 2016년까지 매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탄핵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신했다. 또 올해 초에도 문재인 대통령 대신 이낙연 총리가 축사를 했다.

    내년 행사에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으면, 3년 연속으로 ‘대통령 없는 신년회’가 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내년 행사에는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이대로 가다가는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발언하면서 경제계와 소통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기업을 옥죄는 여러 규제 등에 대해 대통령이 총수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한다”며 “이번 신년회에도 불참한다면 대통령이 총수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한다는 모습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신년회는 1962년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이 불참한 사례는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이 터졌을 때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 불가피한 상황 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