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금융권 최초 도입했으나 대중 외면개인정보 저장해 온라인 쇼핑시도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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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투자협회가 야심차게 도입했던 블록체인 인증시스템 ‘체인ID’의 버전 2.0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블록체인 시스템이었지만 업계와 고객들의 외면으로 화제를 일으키는 데 실패했던 1.0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체인ID의 기능을 보강한 새로운 버전을 준비 중이며 도입을 위한 유관 기관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준비중인 2.0은 기존의 인증서 기능과 함께 고객의 성명, 연락처, 주소, 주민번호 등 개인 정보를 함께 저장해 전자상거래 과정 등에서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즉시 인증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추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은 당초 로드맵에도 포함돼 있었으나 실현이 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2~3분기부터 논의를 시작해 현재 유관기관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17년 10월 국내 범금융권, 세계 금융투자업권에서 최초로 블록체인 공동인증 서비스인 체인ID를 오픈한 바 있다. 체인ID는 거래 참가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이용자가 한 번만 인증절차를 거치면 다른 기관에서도 바로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8월에는 은행연합회도 ‘뱅크사인’을 발표하면서 증권-은행 연합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 준비 작업도 착수됐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는 금투업계를 강조하며 블록체인 시스템을 비롯한 디지털 시스템 강화를 공언해 왔다. 그만큼 체인ID의 개선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일선 업권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체인ID와 뱅크사인의 고객 이용률은 실제 한 자릿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공인인증서와의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체인ID가 단순히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기능만을 갖고 있어서 일선 소비자들은 크게 차별점을 느끼지 못한 점도 대중화에 실패한 요인”이라며 “이번 기능 강화로 보다 고객들이 실감할 수 있는 차별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은 PC 기반인 HTS를 주로 사용하는 증권사 시스템을 위한 체인ID의 PC 버전도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PC버전 체인ID는 오는 21일 증권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PC버전의 설명회 및 테스트 가동을 한 뒤 내달 중으로 공식적으로 각사에 제공될 예정이다. 이후 각사 일정에 따라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