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한국자산‧코람코 順…KB신탁 ‘약진’ 주목부동산경기 불황 여파로 ‘책임준공확약형’ 비중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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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신탁업계의 영업수익이 무난히 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3개 신탁사에 대한 예비인가를 내리면서 업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총 영업수익은 1조2177억8155여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1조302억여원 대비 약 18%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 순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2543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두었다. 전년 2293억원 대비 11% 증가하며 업계 정상의 지위를 유지했다.

    뒤를 이어 한국자산신탁은 2045억원의 영업수익으로 전년 대비 1.40% 늘어 큰 성장세는 보이지 못했지만 2000억대를 넘기며 업계 2위를 차지했으며 3위인 코람코자산신탁은 1074억(25%)의 실적을 거뒀다.

    4위인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1146억원의 영업수익으로 전년 767억원 대비 49%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5위는 대한토지신탁으로 976억원의 수익을 거둬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부동산신탁 업계는 지난 2009년 이후 신규 진입자가 없이 총 11개사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다 리츠, 대체투자 붐을 타고 급격하게 자금이 몰려들기 시작하며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업계 총 영업수익이 1조원을 넘겼다.

    이에 금융당국도 업계 육성 및 경쟁 촉진을 위해 신영자산신탁·한투부동산신탁·대신자산신탁 등 신규 사업자 3곳에 대한 예비 인가를 지난 3일 내린 상태다.

    부동산신탁업계의 주 투자대상은 사무용 건물인 만큼 주택시장 침체의 여파는 다소 적게 받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 내 ‘플레이어’가 늘어난다면 기존 업체들의 경쟁심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신탁업계는 부동산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을 줄이고 비차입형의 비중을 높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비차입형 중에서도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약속한 기한 내에 건축물을 준공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준공 의무를 부담하는 제도다. 일반 관리형보다 수익성이 높은 대신 시공사 부도의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익성과 관련성이 높은 부동산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신규 부동산신탁사 진입에 따라 담보나 관리, 처분신탁, 관리형 토지신탁(비책임준공확약형)의 경쟁이 심화돼 사업안정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며 “중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부문의 경쟁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1조원이라는 시장 규모가 과거에 비하면 작은 편은 아니지만 여전히 성장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신규 사업자를 늘린다면 기존 사업자의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탁업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 확대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