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선임 코앞… 김영두 사장 직대 이례적 직접 브리핑 4.7조 투자-일자리 5만개 장밋빛 일색
  • ▲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가스공사의 뒷북 수소경제 계획 발표가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까지 찾아와 '수소산업 추진 로드맵 수립' 을 브리핑했다. 

    공사 사장이 세종에 위치한 기자실까지 직접 방문해서 브리핑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 그 내용도 정부가 올해 1월과 4월 발표했던 것과 크게 차별화 된 것도 아니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울산에서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가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가스공사측이 밝힌 수소산업 추진 로드맵의 주요 내용들은 2030년까지 4조7천억원을 투입해 수소를 연 173만t을 공급하고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등 장밋빛 전망 등 일색이었다.

    그러나 로드맵에 제시된 4조7000억원 중 가스공사가 실제 투자하는 금액은 1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조7000억원은 정부 보조금이나 외부 차입등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정권이 바뀌면 원전 폐쇄와 같은 운명에 처하지 않을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수소충전소를 만들만한 역량을 갖춘 회사가 없는 상황에서 제시된 일자리 5만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수소 파이프라인 설치나 수소 충전소 운영 인력 등을 전체적으로 뭉뚱그려 일자리가 5만개 쯤 될 것으로 추정한 것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수치인 셈이다.

    이안나 BNK증권 연구원은 "수소를 압축해서 보관하는 시스템은 국내 기업들이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충전소 초기 단계에는 에어프로덕츠(미국, Air Products)와 에어리퀴드(프랑스, Air Liquide) 같은 굴지의 해외 기업들에게서 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와서 설치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 신임 가스공사 사장에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채 전 비서관이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던 2017년 4월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2017년 4월 수출입 동향을 출입기자단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임 가스공사 사장에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채 전 비서관이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던 2017년 4월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2017년 4월 수출입 동향을 출입기자단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소 경제'보다 '가스공사 사장' 잿밥에 관심이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밝힌 '가스공사 10년 대계'는 곳 다른 추측을 불러왔다.

    가스공사는 이달 19일 사장 재공모를 마감하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심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사장은 7개월째 공석이다. 

    업계에서는 행정고시(32회) 관료 출신인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내부 출신인 김영두 현 가스공사 사장직무대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채 전 비서관은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내면서 문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김영두 직무대리는 가스공사에서만 36년을 일해온 가스공사의 산증인이다. 결국 내부인사와 외부인사의 대결이 진행중인 셈이다.

    가스공사 사장자리는 산업부 OB(올드보이 약자로 퇴직관료)들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자리로 널리 알려졌다. 앞선 사장 공모에서는 조석 전 산업부 차관(행정고시 25회)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낙마했다.

    정부고위 관계자는 "가스공사 사장 자리는 산업부 1급 이상 고위직이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자리"라며 "청와대에서 내부출신과 산업부 출신 중에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겠느냐"고 귀뜸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가스공사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어떤 인물이 갈 것인가에 대한 말들이 많아지는게 사실"이라며 "내부출신은 조직 장악력에서 외부 출신은 청와대와 상급기관들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점이 각각 다르다"고 촌평했다.

    한편 재공모가 진행중인 가스공사 신임사장 인선은 서류·면접 심사와 인사검증, 공운위 의결까지 거치면 7월초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어떤 사장이 낙점되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점과 '캠코더(캠프-코드-더민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