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KCGI, 조원태 회장 선임 및 조양호 전 회장 퇴직금 관련 소송 제기조양호 전 회장 상속세 규모 오는 7일 결정… 상속세 키우기 위한 전략 예상KCGI, 지난 3월 한진칼 주총 앞두고 주주제안 안건 제시했으나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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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칼 2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적법성 카드를 꺼내며 기업 흔들기에 나섰다. 오는 7일 결정되는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상속세 규모를 키우기 위해 주가를 부추기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CGI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4일 조양호 전 회장 퇴직금 지급 및 조원태 회장 선임 등이 법적 문제가 없었는지를 다루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KCGI의 또다른 투자목적회사 엔케이코홀딩스는 (주)한진에 대해 조양호 전 회장 퇴직금 지급과 관련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다고 공시했다.

    소송 내용은 ▲조원태 회장 선임 안건이 적법하게 상정돼 결의가 이뤄졌는지 여부 ▲동일인 변경 신청서 등 공정위에 제출한 서류에 조원태 대표를 회장으로 기재했는지 여부 등이다.

    또한 ▲조양호 전 회장의 퇴직금 지급 규정에 대한 주총 및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 적이 있는지 여부 ▲지급했다면 그 액수 및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의 명단 등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이 같은 소송에 대해 한진그룹은 퇴직금 지급 및 신임 회장 선임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퇴직금 및 조원태 회장 선임 건은 적법한 절차를 걸쳐 결정된 사항" 이라며 "한진칼은 KCGI의 요구와 관련해 추후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KCGI가 한진칼을 흔들면서 주가를 올려 한진일가의 상속세 부담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 KCGI의 계속된 논란에 조 전 회장 상속세 2100억원 '육박'

    조양호 전 회장은 지난 4월 8일 별세했다. 상속세는 사망일 전후 2개월간 평균 주가를 토대로 산출된다. 즉 2월 9일부터 6월 7일까지의 한진칼 평균 주가를 반영해 상속세가 결정된다. 그동안 주가가 오를 경우 상속세도 늘어나는 만큼 총수 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KCGI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된다.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17.84%로 1055만3258주다. 4개월 간 평균주가를 반영하면 조 전 회장의 지분 가치는 4200억여원 수준으로 조원태 회장이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이 중 50%인 2100억원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

    당초 조 전 회장 사망 이전 한진칼 주가는 2만5000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조 전 회장 사망 및 KCGI 지분 매입, 차기 총수 지정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계속 상승했다. 4일 종가 기준 한진칼 주가는 4만1350원을 기록했다.

    ◇ 법원, 3월 주총 앞두고 주주제안권 관련해 한진칼 손 들어줘

    일각에서는 KCGI가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논란을 계속 만들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는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려고 했다. 당시 KCGI는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는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6주전까지 안건을 제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은 KCGI가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상장사 특례요건에 따라 6개월 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KCGI가 설립한 그레이스홀딩스 등기설립일은 2018년 8월 28일로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아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 판결에 따라 한진칼은 주총에서 KCGI주주제안 안건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조원태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KCGI는 단순 주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가족들과 많은 협의를 하고 있으며 (경영권 승계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상속세 계획 등은) 주가에 반영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KCGI와는 개인적으로 만난적이 없으며 연락오더라도 주주로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