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 수시 확대…경제 적신호주요국 통화정책 기존보다 '완화적' 평가"무역분쟁 심화로 우리 수출 감소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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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분쟁 격화 속 일본과의 통상마찰 우려도 증대되면서 한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일본 수출 규제의 경우 경제의 외적 요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대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 언급으로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증대됐고, 이란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 이후 고조되고 있는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것도 불인 요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우므로 대외 여건의 전개 상황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점검해야 할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은 대외 여건 변화 속 주요 가격변수가 상당폭 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높고 시장참가자의 리스크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진단했다.

    5월 중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하락했던 글로벌 주가와 신흥시장국 통화가치가 6월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가 8월 들어 다시 하락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주가와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상당폭 등락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은 경기 둔화 우려와 낮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기존보다 완화적인 방향으로 조정됐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글로벌 경기부양, 금융시장 안정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제한적일 가능성도 점쳤다. 이러한 주요국의 정책 변화는 각국의 성장세 약화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주요국 통화정책은 여건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향후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이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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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우리나라 수출의 감소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통관)은 올해 1~4월에 전년 동기 대비 -6.9%에서 5월 -9.7%, 6월 -13.7%까지 감소 폭이 확대됐다. 

    5월 이후 심화한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기 및 교역에 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6월에는 글로벌 교역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물량이 감소했다.

    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4분기 7.0%에서 올해 1~4월 -1.4%, 5월 -3.3%, 6월 -7.3%로 떨어졌다.

    IT부문도 무역갈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 5월 이후 반도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며 수출물량 회복세를 둔화시키는 한편 단가하락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 수출 감소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미국의 중국 기업 거래제한으로 인해 글로벌 IT 관련 투자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데 주로 기인한다. 

    지난 1월을 저점으로 반등하던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가 5월 중 상당폭 약화하고 있으며, 메모리 단가 하락세도 6월 들어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교역 상대국이 수입을 미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