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밀키스·레쓰비로 러시아 시장 장악 성공내년이면 '밀키스' 러시아 진출 30년스포츠음료 등 제품군 확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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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현 기자
    두만강 위쪽, 동해에 인접해 있는 연해주의 대표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동방을 지배하라'는 의미를 가진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최근 더 넓은 세계로 향하려는 한국 브랜드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곳곳에서는 한국 기업 광고가 눈에 띈다. 식품부터 화장품, 호텔까지 소비자들과 밀접한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쉽게 느껴진다. 뉴데일리경제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지켜본 한국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총 5회에 걸쳐 짚어본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핫플레이스 '아르바트 거리'. 많은 상점들과 식당들이 밀집돼있고, 해양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인 만큼 언제나 인파로 빽빽한 곳이다.

    지난 10일 오전, 한국으로 따지면 '편의점'인 아르바트거리 '티코(TIKO)'를 찾았다. 티코 매장엔 다양한 맛의 밀키스가 진열돼 있었다. 기자가 맛본 피치(복숭아)맛은 익숙한 밀키스에 조금 진한 복숭아 맛 이온음료를 더한 맛이 났다. 러시아는 과일 음료 시장이 크게 발달해있다. 추운 지역이어서 과일이 많이 열리지 않는 탓이다.

    오기병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 책임은 "러시아는 과일을 음료를 통해 섭취하려는 경향이 있고, 식사 후 후식을 먹는 문화가 발달함과 동시에 단 제품을 선호한다"며 "밀키스의 경우 러시아인들의 과일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딸기, 메론 등 다양한 플레이버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밀키스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내년이면 진출 30년이다. 밀키스는 러시아 내 유성탄산음료 1위고, 지난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 책임은 "밀키스는 유제품이 들어간 유성 탄산음료 카테고리를 새롭게 개척한 후 소비자 접점에서 실시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충성고객 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밀키스의 디자인과 맛을 따라한 다양한 미투제품들이 러시아에서 출시되고 있지만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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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쓰비'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러시아는 커피문화가 발달했지만 카페와 인스턴트커피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롯데칠성은 캔커피 시장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초기 '온장고' 지원을 통해 빠르게 러시아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유로모니터 기준 러시아 전체 캔커피 점유율 90%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실제 티코 뿐만 아니라 이날 돌아본 대형마트 '레미', '샴베리' 등에서 밀키스와 레쓰비 제품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러시아의 '국민 음료'로 안착한 모습이었다.

    이날 점심시간께 찾은 칼리나몰에는 장을 보러 나온 현지인들만 눈에 띄었다. 아르바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던 한국어도 전혀 들려오지 않았다. 

    몰 곳곳에서는 '핫식스' 프로모션이 한창이다. 프로모터가 경품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고, 매대 앞에서는 핫식스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던 러시아 소비자들이 카트에 핫식스를 받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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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에너지음료 시장은 전체 음료시장의 12.4%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레드불, 아드레날린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보드카를 즐겨 먹는 러시아에서는 에너지드링크를 주류와 함께 음용하기도 한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핫식스로 이곳 에너지음료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칼리나몰에서 나와 '사마라' 해변으로 향했다. 핫식스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표적 휴양지다. 이곳 소비자들이나 러시아 다른 지역에서 휴가를 온 러시아인들이 주말에 가족, 연인, 친구들과 자주 찾는 해변이다.

    가는 길목에 위치한 한 주유소에서는 '핫식스'가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핫식스 탈을 쓴 프로모터가 주유를 하러 들린 사람들에게 핫식스를 홍보하며 음료를 증정하기도 했다. 주유를 하러 들른 운전에 지친 사람들이 진귀한 풍경이라도 본듯한 표정으로 핫식스를 받아 떠났다.

    사마라 해변에 도착하자,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핫식스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고, 중앙에 있는 매점에서는 핫식스를 판매하고 있었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핫식스 파라솔도 펼쳐져 있다.

    이곳 역시 핫식스 프로모터들이 해변을 찾은 손님들에게 핫식스를 홍보하고 있었다. 생활 곳곳에서 만난 핫식스는 다시 돌아온 아르바트거리 근처, 대형 전광판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쇼핑몰이 위치한 사거리 앞 가장 큰 건물의 전광판에 24시간 돌아가는 광고판에서 15초 가량의 핫식스 광고가 실행되고 있었다.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위치다. 

    전승훈 롯데칠성음료 글로벌영업팀 책임은 "기진출한 업체들이 극한, 익스트림 등과 같은 컨셉을 강조하는 것과 다르게 핫식스는 데일리 에너지드링크 개념으로 일상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친근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며 "시험기간 응원 이벤트, 주유소 판촉, 해변 휴양지 판촉 등 소비자 접점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