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입 의존도 높은 러시아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에이블씨엔씨, 미샤·어퓨로 러시아 공략 중한국과 심리적 거리 가까운 블라디, K뷰티 찾아보기 쉬워
  •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샤 칼리나몰점. ⓒ임소현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샤 칼리나몰점. ⓒ임소현 기자
    [편집자주] 두만강 위쪽, 동해에 인접해 있는 연해주의 대표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동방을 지배하라'는 의미를 가진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최근 더 넓은 세계로 향하려는 한국 브랜드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곳곳에서는 한국 기업 광고가 눈에 띈다. 식품부터 화장품, 호텔까지 소비자들과 밀접한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쉽게 느껴진다. 뉴데일리경제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지켜본 한국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총 5회에 걸쳐 짚어본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지난 5월 문을 연 칼리나몰. 이곳은 쇼핑몰이 부족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문을 연 최신몰이자, 현지인들이 쇼핑을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지난 10일 찾은 칼리나몰에서 반가운 매장을 만났다. 바로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미샤(Vladivostok, Kalinina street 8, floor 1 , Shopping Center Kalina Moll)다.

    한국인에게는 너무도 익숙하고, 한국 로드숍 시장을 이끌었던 미샤가 이번에는 러시아 시장을 공략한다. 

    이날 찾은 칼리나몰에는 한국인들은 거의 없었다. 미샤 매장 직원 역시 모두 현지인이다. 

    러시아 미샤 매장 직원 빅토리아(Barbilitkueva Viktoria)는 "수퍼아쿠아 아이스티어 시리즈랑 타임레볼루션 바이탈리티 시리즈 등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가 많고 색조는 퍼펙트커버BB 랑 매직쿠션 류 가 베스트셀러"라며 "러시아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은 이미지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토리아는 "미샤의 전체적인 가격대는 러시아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화장품 중 하나인 네이처리퍼블릭과 비슷하다"며 "한국 화장품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편이라 현지고객의 반응은 좋다"고 말했다.

    이곳 매장 내부 역시 한국의 미샤와 거의 다른 점이 없었다. 발색을 해볼 수 있는 샘플들이 놓여있었고, 아담하지만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는 매장이었다.
  •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샤 칼리나몰점. ⓒ임소현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샤 칼리나몰점. ⓒ임소현 기자
    빅토리아 역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현지인이라고 말했다. 칼리나몰을 찾는 한국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 관광객이 다른 나라에서 한국 제품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이해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미샤 칼리나몰 매장 외 또 다른 매장(100-letiya Vladivostoka ul., 57G)을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사실 러시아 전역에서는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어퓨(A’pieu)'가 미샤보다 더 인기가 많다. 다만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아직 어퓨 매장이 없다. 어퓨는 러시아 H&B 스토어인 '빠드로슈카' 250여개 점포에 입점해있지만,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빠드로슈카가 없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어퓨가 최근 러시아에서 인기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개별 점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미샤와 어퓨 모두 러시아에서 적극적인 영업 활동으로 채널을 확대할 것"이라며 "온라인이나 H&B 스토어 등 가능한 모든 유통 채널에서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블라디보스토크 시내를 돌아본 결과, 한국 화장품 매장과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거리 내 한 H&B스토어 광고판에 한국인 배우 송혜교가 모델이 된 광고 사진이 걸려있다. ⓒ임소현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거리 내 한 H&B스토어 광고판에 한국인 배우 송혜교가 모델이 된 광고 사진이 걸려있다. ⓒ임소현 기자
    미샤와 어퓨 외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 업체는 토니모리(TONYMOLY), AHC, 닥터자르트(Dr.Jart+), 빌리프(belif), 네이처리퍼블릭(NATURE REPUBLIC)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스킨케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스킨케어 제품에 돈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러시아인들의 특성상 한국화장품의 장점이 잘 맞아들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에서는 스킨케어 제품의 시장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374억1000만루블(2조5160억원)로 전년에 비해 36억4100만루블(666억6670만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러시아의 전체 화장품 품목 수입액은 약 12억달러(1조3869억원)이며, 스킨케어 제품의 수입액은 약 8억달러(9246억4000만원)로 전체 중 약 66%를 차지했다. 지난해 스킨케어 제품의 총 교역액은 약 9억 1654만달러(1조 593억원)로 전년에 비해 13.4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한국의 대 러시아 화장품 수출액은 1억 5900만달러(1838억 2000만원)로 전년대비 63%나 증가했다.

    한국 스킨케어 제품의 수출은 9200만달러(1063억 6100만원)로 73% 이상 증가했고, 이는 대 러시아 화장품 수출국 중 최고의 증가율이다. 수입 점유율의 경우 11.6%로 31%를 차지하는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들은 수입 화장품들 사이에서 '합리적인 가격대'로 경쟁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내 쇼핑센터에 한 화장품 매장에 한국 화장품만 모아놓은 코너가 있다. ⓒ임소현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내 쇼핑센터에 한 화장품 매장에 한국 화장품만 모아놓은 코너가 있다. ⓒ임소현 기자
    코스맥스 측은 "러시아 소비자들은 클렌저나 핸드크림의 경우에는 중저가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나 안티에이징 제품이나 모이스처 제품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화장품 매장에서는 한국제품을 따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으며, 전문적으로 한국 제품만 취급해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