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강남3구 낙찰가율 100% 넘어서응찰자 몰리면서 높은 가격 낙찰 잇따라제도 시행 이후 오히려 '집값 상승 전망'… 투자자 몰려
  • ▲ 한 경매 응찰자가 입찰표를 작성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DB
    ▲ 한 경매 응찰자가 입찰표를 작성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DB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에 응찰자가 몰리면서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온 경매 매물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경매 매물로 나온 아파트 4가구 모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올 들어 한차례 이상 유찰되던 것에서 명확히 달라진 모습이다.

    재건축을 앞둔 강남구 개포동 '우성4차' 84㎡(이하 전용면적)는 19명이 경쟁해 106.7% 낙찰가율로 주인을 찾았다. 특히 전체 중 28㎡만 경매에 나왔지만 감정가 5억6300만원보다 높은 6억1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5일엔 송파구 가락동 '가락동부센트레빌' 143㎡이 경매에 나와 감정가의 106.4% 가격인 12억199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에는 25명이 응찰했다. 가락동 '가락현대' 84㎡에도 38명이 몰려 감정가(7억4900만원)보다 6700만원 비싸게 팔렸다.

    특히 이 아파트들은 1회 유찰된 후 두번째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 그만큼 강남 3구의 아파트들을 선점하려는 투자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강남 3구의 고가 아파트들은 1회 유찰된 후 2회 때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응찰자가 몰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경매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 등 서울 주거시설의 경우 낙찰가율이 1년새 가장 많이 오르면서 평균 응찰자수도 1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율은 92%로, 1월 93.4%를 기록한 후 올 들어 최고치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비싼 가격에 팔린다는 의미다.

    아파트 경매 인기가 지속되면서 평균 응찰자 수도 최근 1년새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올 들어 지난 1월 3.7명으로 가장 저조한 응찰자 수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2배에 달하는 6.8명까지 늘었다.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동작구 사당동 소재 아파트 85㎡로 무려 64명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2013년 9월 준공된 비교적 신축 아파트인데다 공실 상태로 조합이 보유하고 있던 물건이었다. 

    강남구 삼성동 '진흥아파트' 207.8㎡도 40명이 몰려 감정가 26억원을 훌쩍 넘는 28억9087만원에 낙찰됐다. 2위 응찰자가 차순위 매수신고까지 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서초구 우면동 '서초참누리에코리치' 101.1㎡에도 31명이 응찰했다. 서울 강남의 대부분의 아파트 경매에 평균적으로 수십명이 응찰하는 상황이다.

    대개 경매 비수기로 통하는 7월과 8월에 응찰자가 몰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 집값이 상승 반전한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가 강화되자 경매시장으로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가 되는 경매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서울 집값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올 들어 매물들이 감정가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 저가매수를 통해 차익을 거두려는 투자수요가 많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도 집값 상승세는 여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리 싼 가격에 낙찰받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