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진행… 20여개 기업 투자설명서 받아간 것으로 알려져SK, 롯데, 한화, CJ, GS, 신세계 등 대기업들 "인수 검토 안해"애경과 KCGI 정도만 인수 의사 밝히는 상황2조원 가량의 인수금 부담… 유찰 가능성 높아지며 연내 매각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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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를 제외한 다른 대기업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검토 중인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SK, 롯데, 한화, GS, 신세계, CJ 등이 인수 후보자 물망에 올랐으나 이들 기업들은 모두 공식적으로 손사래를 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분기 1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가 발생한 데다 일본 여행 감소 등으로 침체를 겪으면서 흥행 실패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나선다. 

    매각 방식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주식 6868만주(지분율 33.5%, 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본실사를 진행하는 절차 등을 거쳐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내일(3일) 예비입찰이 진행되더라도 입찰후보자들이 공개되지는 않는다"며 "향후 매각 절차 등에 대해서도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예비입찰을 앞두고 20여곳이 아시아나항공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곳 중 투자설명서를 받아갔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KCGI다. 다른 곳들은 공식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다만 두 곳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자금을 소화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 총 자산(공정자산) 규모는 5조2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은 4000억원을 밑돌고 있어 투자금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KCGI의 경우 한진칼 경영참여를 위해 지분매입에 나섰으나 최근에는 자금력 부족으로 이마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손사래를 치며 부인하고 있다. SK, 한화, 롯데, CJ, GS 등은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 자금이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종가기준(5760원)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금액은 3950억원이다. 신주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추가하면 1조원 이상의 인수대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를 포함한 통매각시 인수자금은 2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 자회사 2개사, 항공지원 관련 자회사 5개사, 기타 자회사 8개사를 포함한 총 15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문제되는 것은 인수금이다"며 "재무상태가 좋지 못한 데다 향후 항공산업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막대한 투자금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적극 인수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은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함이다"며 "이번 입찰에서 유찰될 가능성이 높으며 마지막까지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흥행부진에 따라 분리매각 가능성도 계속 점쳐지고 있다. 

    금호산업과 당국은 여전히 통매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통매각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시장(반응)이 냉랭한지는 주관사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통매각 고수 원칙에도 불구하고 업계내에서는 분리매각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규모도 크지 않아 인수부담이 적어 실제로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항공업체들도 있다. 분리매각이 결정될 경우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의 경우 슬롯 여유가 없어 다른 항공사들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부산 지역을 꽉 잡고 있는 에어부산의 경우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