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투명 거래로 가격 인하 여력"위스키 가격 일제 인하는 '처음'… 국세청 고시 개정안 선제 대응도매 중개업자 금품 수취 금지 및 한도 신설… 가격 인하 여력 발생
  • ▲ 위스키 업계가 국세청 고시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디아지오코리아
    ▲ 위스키 업계가 국세청 고시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디아지오코리아
    위스키 업계가 국세청 고시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의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 개정안이 연내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안의 핵심은 ‘리베이트 쌍벌제’의 시행이다. 리베이트 수취 대상도 도매중개업자로 확대했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리베이트에 대해 주는 사람은 물론 받는 사람도 처벌하겠다는 얘기다.

    국세청의 취지대로 리베이트가 없어지거나 줄어들면 그만큼 기존보다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긴다.

    이에 따라 위스키업계가 선도적으로 가격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다. 위스키 등 RFID(무선인식) 적용 주류의 경우 금품 제공한도(도매업체에 해당연도 공급가액의 1%, 유흥음식업자에 3%)가 신설된 만큼 영업을 하면서도 기존보다 판촉비도 줄일 수 있다.

    드링크인터내셔날을 시작으로 골든블루, 디아지오코리아 등 위스키 3사는 지난달 일제히 출고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한 달 사이 위스키업계가 가격을 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는 ‘국세청 고시 개정안 선제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가격인하는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국세청의 취지에도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다.

    먼저 가격 인하에 나선 드링커인터내셔날은 ‘임페리얼’의 출고 가격을 15% 내렸다. 임페리얼 스무스 12년(450㎖)과 임페리얼 스무스 17년의 인하된 가격은 각각 2만2385원, 3만4056원이다.

    골든블루는 출고가격 인하율을 제품별로 차이를 두고 있으며 최대 30.1%까지 내렸다. 골든블루의 대표제품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출고가격은 기존 2만6334원에서 2만4255원으로 7.9% 내렸다.

    ‘팬텀 디 오리지널 17’, ‘팬텀 디 오리지널’, ‘팬텀 더 화이트’ 등 팬텀 3종 역시 출고가를 인하했다. 팬텀 디 오리지널은 4.2%, 팬텀 디 오리지널 17은 8.7% 내렸다. 팬텀 더 화이트 450㎖ 제품은 30%, 700㎖ 제품은 30.1% 인하했다.
  • ▲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가격 인하 대상 제품과 시기를 조율하다 지난 23일 인하를 발표했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저도주 ‘W’ 시리즈 등 주력 제품 모두를 포함한 유흥업소용 제품 총 6종이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디아지오코리아
    ▲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가격 인하 대상 제품과 시기를 조율하다 지난 23일 인하를 발표했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저도주 ‘W’ 시리즈 등 주력 제품 모두를 포함한 유흥업소용 제품 총 6종이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디아지오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가격 인하 대상 제품과 시기를 조율하다 지난 23일 인하를 발표했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저도주 ‘W’ 시리즈 등 주력 제품 모두를 포함한 유흥업소용 제품 총 6종이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윈저 12년 제품뿐만 아니라 17년 제품이 이번 가격 인하에 대상에 포함됐다. 윈저 12년(500㎖) 제품은 2만4288원으로 7.9%, 윈저 17년(450㎖) 제품은 3만7202원으로 7% 내렸다.

    또한 W 아이스(450㎖) 제품 가격은 2만669원으로 8.5%, W 아이스(330㎖) 제품은 1만6621원으로 4.4% 내렸다. W 시그니처 12(450㎖)는 2만3969원으로 7.9%, W 시그니처 17(450㎖)은 3만7202원으로 7% 인하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급 위스키 딤플 12년(500㎖)은 1만7105원으로, 딤플 12년(375㎖)은 1만2529원으로 각각 20% 내렸다.

    한 위스키 업체 관계자는 “고시 개정안이 시행되면 투명한 거래로 주류 도소매업체들과 소비자, 기업이 선순환 하는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한 가격 인하로 침체된 위스키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위스키업계의 가격 인하 속사정은 장기 불황과 음주 문화의 변화에 따라 곤두박질 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격 인하를 하더라도 침체한 위스키 시장이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시장의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점유율 경쟁이 효과를 얻긴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유지돼야 가격 할인 정책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시장 분위기의 반등이 중요하다. 내리막을 걷던 위스키 시장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업체별로 온도 차이가 있어 현장에서는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대리점이나 소매업체들이 반발하거나 주류업체 영업사원들도 타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데 대해 불안함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