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8K 전쟁' 2차전

LG전자가 삼성전자의 8K QLED TV를 두고 또 한번 저격에 나선다. 앞서 지난 6일부터 엿새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IFA 2019'에서 공개적으로 삼성전자의 제품이 8K 표준 규격에 한참 못 미친다는 주장을 한지 8일만에 추가적인 공세에 들어간다.

LG전자는 지난 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8K 해상도 표준 규격'에 대해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뒤이어 17일 LG전자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도 '8K 기술설명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17일 열리는 8K 기술설명회에는 특히 8K 기술의 정의와 비교 시연 등이 집중적으로 분석될 예정이라 LG전자에서 TV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HE(Home Entertainment) 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참석한다. IFA 2019에서 8K 해상도 표준 규격 설명 자리에 참석했던 이정석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상무)도 동석한다.

LG전자가 지난 IFA에 이어 국내에서 더 많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8K 기술 알리기에 나서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의 8K QLED를 정확히 겨냥해 작심하고 비판하는 모습은 그간 LG전자에게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IFA 2019에서 LG전자가 주최한 '8K 해상도 표준 규격' 설명회에서는 삼성전자가 3년 전 8K 국제 표준 규격을 정하는 과정에 참여해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 규격에 맞지 않는 TV를 8K로 명명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삼성의 자가당착이 결국은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치루고 8K의 높은 기술력을 선택하는 것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LG전자는 극단적으로 삼성전자의 8K QLED TV가 3년 전 합의한 국제 디스플레이 계측위원회(ICDM)의 기준에 따르면 사실상 '4K'에 준하는 화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ICDM의 분석으론 8K TV를 상용화한 3사(LG전자, 삼성전자, 소니) 중 삼성전자만이 화질 선명도 값 12% 수준으로 유일하게 50% 기준 규격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화질 선명도 값은 4K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IFA 2019 LG전자 전시장에는 이 같은 리얼 8K TV의 비교 분석을 관람객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부스를 따로 마련해두기도 했었다. 이처럼 LG전자의 작심 비판으로 지난 IFA 2019에서 '리얼 8K' 논쟁이 TV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기까지 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 IFA 때 본격 점화한 '리얼 8K' 논쟁을 보다 이슈화해 국내에서도 8K 화질에 대한 경쟁을 이어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IFA에서의 작심 발언과 동시에 내놓은 8K OLED TV의 새로운 TV광고를 통해서도 LG전자의 의지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 9일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8K 올레드 TV의 새로운 광고를 공개하자마자 한국 TV에서도 이 광고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올레드의 자발광 특성을 최대 장점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와의 차별성을 드러내며 삼성전자의 QLED 등 LED TV에 앞글자만 붙인 여러 제품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특히 삼성의 QLED가 표적이 됐다.

여기에 추가적인 8K 기술설명회까지 나서면서 LG전자는 8K 화질과 올레드와 QLED의 기술적 비교에서까지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IFA 2019에서부터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지만 국내에서까지 광고와 기술설명회로 강공을 이어가는 LG전자에 어떤 반응과 반박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