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교체 앞둔 점포 1만개순증 수 반 토막, 재계약만 ‘살길’“GS25·CU 등 대형업체 중심 시장 재편”
  • ▲ 국내 편의점 시장에 큰 장이 섰다. 내년부터 대규모 점포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고 있어서다. 자율규약 등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편의점 본사 입장에서는 기존 점포를 뺏기지 않으면서도 다른 브랜드 점포는 뺏어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세븐일레븐
    ▲ 국내 편의점 시장에 큰 장이 섰다. 내년부터 대규모 점포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고 있어서다. 자율규약 등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편의점 본사 입장에서는 기존 점포를 뺏기지 않으면서도 다른 브랜드 점포는 뺏어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세븐일레븐
    국내 편의점 시장에 큰 장이 섰다. 내년부터 대규모 점포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고 있어서다. 자율규약 등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편의점 본사 입장에서는 기존 점포를 뺏기지 않으면서도 다른 브랜드 점포는 뺏어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1일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엔 한 해에 1241개 매장이 새로 생겼다. 전년 300개와 비교하면 급격한 변화다. 이후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2017년 4213개 등 점점 증가 규모가 커졌다. 그러다가 지난해는 1627개로 주춤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업체들이 정부의 중재로 자율규약을 마련한 탓에 신규 출점이 까다로워지면서다.

    실제로 자율규약이 실행된 올해 편의점 증가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GS리테일은 2017년 1월~9월간 1471개 점포를 추가 출점했다면 2018년에는 548개, 올해 매장 순증 수(개점 매장에서 폐점 매장을 뺀 수치)는 489개에 그쳤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1~9월) 584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면, 2018년엔 312개, 올해는 324개 점포로 소폭 상승했다.

    이처럼 출점 경쟁이 식다 보니 업계는 신규 출점보다 재계약 점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재계약 점포가 급증하면서 편의점 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편의점 가맹 계약이 대체로 5년 단위로 갱신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편의점 본사들이 브랜드 전환 영업을 강화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3년 동안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는 전국 편의점은 약 1만여 개에 달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통계 기준에 이마트24가 포함되어있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물량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24는 2015~2017년 3년간 2151개의 점포 순증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2019년 10월 기준) 전국 편의점 점포수는 CU 1만3681개, GS25 1만3596개, 세븐일레븐 9879개, 이마트24 4290개, 미니스톱 2574개다. 편의점 업계 1위(점포수 기준)를 놓고 CU와 GS25의 출점 경쟁이 치열한 만큼 본사 입장에서는 기존 점포를 뺏기지 않으면서도 다른 브랜드 점포는 뺏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앞으로 다가올 3년간 재계약 점포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편의점 업체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가맹점 복지를 강화하며 점주 단속에 나서고 있다. 2018년부터 시행 중인 가맹점 상생지원금 규모를 들 수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가맹점 상생지원책으로 전기료 지원을 포함해 연간 450억원 규모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BGF리테일은 지난해부터 가맹점을 대상으로 노무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CU 행복 라이프 지킴이’ 제도를 도입해 가맹점주와 가족을 대상으로 웨딩 플랜과 산후도우미, 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맹점주의 매출 이익배분율을 기존 70%대에서 최대 80%로 높이는 파격적인 지원책도 내놨다. CU와 GS25(최대 83%)를 제외한 나머지 편의점의 이익 배분율은 현재 7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매출을 올렸을 때 점주가 가져가는 몫을 높였다는 얘기다. 

    GS25는 올해 들어 최저 수입 보조금 지급을 2년으로 확대하고, 매출 부진 점포에 한해 해약 수수료를 감면하는 희망 폐업도 제도화했다. 또 2014년부터 경영주 경조사 및 입원 시 본사 직원이 점포를 케어하는 엔젤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단체상해보험서비스도 내놨다. 이어 가맹점주 법률서비스와 노무사 자문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점주 자녀에게 채용 우대 혜택을 주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가맹점주의 금융서비스 지원을 골자로 하는 MOU를 신한은행과 체결했다. 이마트24는 운영 기간에 따라 점주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편의점 관계자는 “매년 계약이 만료되는 점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특히 일 매출이 300만~350만원 가량 되는 점포를 소위 대박 점포 점주들의 경우 과거보다 협상력이 더 높아진 게 사실. 이런 점포들이 간판을 교체할 때 가장 우선시 되는 점포들이다. 알짜 점포를 잡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