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개편 국민의견 묻고 하루만에 "세제 혜택 축소해야"다주택자 이어 추가 매물출회 압박…文정부 매입임대 등록 권장정부 믿었던 임대업자 '집값 불안' 원흉 낙인…임대차 불안 우려
  • ▲ 서울의 한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이어 민간 임대사업자 때리기에 나섰다. 지난 8일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개편 필요성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 글을 올렸던 이 대통령은 하루만인 9일 "세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임대업자를 겨냥한 의도는 명확하다. 오는 5월9일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일부 풀린 가운데 이번엔 임대사업자들을 압박, 추가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민간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정책에 따라 임대업에 나섰던 집주인들은 졸지에 '시장 불안 원흉'으로 낙인 찍히며 양도세 중과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세입자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고스란히 매물 감소와 전세값 상승, 조세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 폭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영구적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언급했다. 전날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한 이후 이틀 연속 임대사업자를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 시내 등록 임대주택 약 30만호는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감면과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특혜를 받는다"며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면 재산세, 종부세 감면 혜택은 사라지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계속되게 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며 "의무임대에 대한 보상은 임대 기간 취득·보유·재산세 감면에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양도세 중과 제외로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더라도 가격요건 및 의무임대기간 등을 충족한 임대주택 경우 중과 대상 주택에서 제외되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매입임대는 민간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사들여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건설사 등이 직접 주택을 지어 임대로 내놓는 형식인 건설임대와 비교된다.

    단기간에 임대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등록만 하면 사실상 제한 없이 주택을 매입할 수 있어 이를 악용시 매물이 잠기고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지적돼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등록임대 활성화 기조 아래 매입임대를 허용해 임대물량 확대를 유도했다. 하지만 다주택자 주택 집중 매입통로로 쓰일 수 있다는 비판 속에 시장 과열 논란까지 커지자 2020년 '7·10부동산대책'을 통해 4년 단기등록을 폐지하고 매입임대 신규등록도 제한했다. 기존 사업자들도 의무 기간이 끝나면 자동 말소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을 이유로 단기유형 의무임대기간을 6년으로 늘려 비(非)아파트에 한해 부활시켰다.

    시장에선 올해 서울에서만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는 등록임대 아파트가 2만5000가구 가까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사업자가 가지고 있던 주택이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형태로 변한다. 바로 이 물량을 내놓도록 대통령이 임대사업자를 겨냥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대통령 발언 대로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현실화될 경우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는 아파트 매입형 임대사업자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1~2년 안에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이전 진보정권의 민간임대 활성화 정책에 순응해 임대업에 등록한 집주인들이 또다른 진보정권의 '태세 전환'으로 막대한 세 부담을 떠안게 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더욱이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실거주 의무로 매을 팔기도 어려워 퇴로 없는 벼랑 끝에 내몰린 형국이다.

    이미 민간 임대업자 신규 진입 경로가 대부분 막힌 상황에 세제 강화 카드를 추가로 꺼내드는 것은 시장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민간 매입입대 사업은 금융규제, 취득세 중과 등으로 신규 진입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며 "현행 제도에선 투기수요가 아닌 비아파트 중심 서민임대 공급기능을 맡고 있는데 이를 다시 문제 삼는건 임대차 매물 감소, 전월세 시장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민간 임대사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내 공급물량도 대폭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민간임대주택 공급은 2018년 33만4685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6만6323가구로 5년만에 80% 넘게 급감했다.

    임대사업자들이 세금 인상 분을 감내하면서 버티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조세 전가에 따른 세입자 부담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임대업자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전세값과 월세값 인상을 통해 세입자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르 실거주 의무 등으로 묶여 있어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는 매물을 팔기도 어렵다"며 "퇴로가 막힌 임대업자들은 전·월세값을 올려 대응할 수 있고 이경우 애먼 세입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