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에도 성장한 발렌타인, 하락한 화이트데이2월 18일 신천지 확진자 발생 전후로 소비 형태 크게 달라져편의점 매출도 2월 중순 전후로 성장률 차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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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 업계가 대표적인 연인의 기념일인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울고 웃었다. 한달을 사이에 두고 진행되는 기념일이지만 매출이 정반대 양상을 보인 것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와 3월 14일 화이트데이의 매출은 상극을 보였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발렌타인데이에 관련 상품 매출이 34.1% 증가했다. 특히 캔디류는 47.30%의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BGF리테일의 CU도 비슷하다. CU는 발렌타인 기준 일주일 행사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었다. 특히 원룸촌이나 주택가, 오피스지역의 매출이 전년 대비 10~20% 높게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 코리아세븐의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발렌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1% 신장했다. 

    1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연인 및 친구, 직장 동료에 대한 발렌타인데이 선물이 꾸준히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발렌타인데이 매출이 두자리 수 성장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작 화이트데이는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제 화이트데이 매출은 편의점 3사가 모두 추락했다. GS25의 화이트데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고 CU는 약 15% 줄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하면서 발렌타인데이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가 토요일, 일요일에 있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정도 하락은 이례적이다.  

    이 차이는 편의점 업계의 2월, 3월 매출과도 밀접하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의점이지만 순조롭게 상승하던 매출도 2월 중순 이후로는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 사이에는 지난달 18일 신천지 신도였던 31번 대구 확진자가 자리하고 있다. 

    당시 주춤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월 22일 기준 190명, 27일 449명 수준으로 늘었고 29일에는 90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체계에 구멍이 난 것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 대구의 확진자 발생 전후로 소비형태도 크게 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상적인 편의점의 방문을 줄일 정도로 외출을 삼가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중순 이전의 코로나19가 막연한 우려였다면 그 이후에는 생활 양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편의점 관계자는 “2월 18일 이전까지는 그저 우려 수준이었다면 이후로는 공포 수준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당장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이 늘면서 동료 간의 선물 수요도 크게 줄었다. 대면을 기피하면서 연인과의 만남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전국적으로 증가 추세인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공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매출 등락이 코로나19로 달라지는 사회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