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 경고 전력에 대형 사고 겹쳐 부담 커져서비스 중단 전 단계 ‘의결권 제한’ 유력 거론당국 점검 결과 지켜본 뒤 수위 결정 전망자율규제 실효성 가늠할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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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대규모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자율규제 기구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제재 수위 검토에 착수했다. 빗썸이 앞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위반으로 '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서비스 중단 직전 단계인 '의결권 제한' 조치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닥사는 빗썸의 오지급 사고 경위와 사후 조치, 내부통제 체계를 놓고 단계별 제재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닥사 자율규제안에는 ▲주의·경고 ▲시정 명령 및 추가 공시 ▲의결권 제한 ▲서비스 제한·중단 권고 ▲회원 자격 제한 등 명문화된 수위 체계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의결권 제한은 닥사 내부 회의에서 상장 심사·공동 가이드라인 개정 등 주요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박탈하는 조치로, 업계에서는 사실상 '반(半)회원'에 준하는 제재로 받아들여진다.

    빗썸은 앞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렌딩플러스'가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의 대여 범위·한도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닥사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오지급 사고는 성격은 다르지만, 내부통제 실패로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경고 이후 재차 문제 발생'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평가다. 닥사 규정상 시정 조치가 지연되거나 재발 우려가 크다고 판단될 경우 경고 다음 단계로 수위 상향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거래소 내부 장부 관리와 지급 통제 구조 전반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지급 단위 입력 오류로 총 62만 비트코인(BTC)이 장부상 계정에 반영됐고, 일부 물량이 실제 매도로 이어지며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 안팎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가격 급락과 이용자 손실이 발생했다. 자율규제 차원에서도 '이용자 보호'와 '시장 신뢰'라는 명분을 외면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닥사가 자율협의체라는 점에서 곧바로 서비스 중단이나 회원 자격 정지 같은 초강수로 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닥사의 실질적 상한선은 공개 전례 기준으로 보면 의결권 제한이라는 점에서다. 이번 사안이 경고에 그치기엔 부담스럽고, 즉각적인 서비스 중단을 권고하기도 쉽지 않은 중간 지점이라는 것.

    금융당국의 기류 역시 닥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고 직후 긴급 점검에 착수하며 거래소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 점검을 예고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과 향후 논의될 2단계 디지털자산법 체계에서는 거래소의 전산 안정성과 자산 관리 책임이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이 크다. 닥사 역시 당국의 문제의식과 엇박자를 내기보다는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제재 논의가 단순히 빗썸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닥사가 자율규제를 선언한 이후 실제로 어느 선까지 칼을 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며 "의결권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다른 거래소들에도 내부통제 강화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닥사 측은 "해당 사안은 자율규제 규정위반과는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