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디드 줌' 등 고사양 카메라 개발 속도MLCC 부진 속 고기능·고부가 카메라모듈 성장 '희소식'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카메라모듈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섬성전기는 고기능·고부가 카메라모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들어 카메라의 크기와 갯수가 늘어나면서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이 부각됐지만, 삼성전기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이너 줌', '잠망경 카메라' 등을 소개하면서 '폴디드 줌'이라는 이름으로 칭하고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폴디드 줌은 프리즘으로 빛의 방향을 바꿔 카메라모듈의 높이 변화 없이 5배 이상의 고배율 줌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프리즘을 움직여 빛의 방향을 조정해 OIS 기능을 구현, 손 떨림 없는 선명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폴디드 줌과 OIS 기능으로 기존 광학 2배 줌보다 더 먼 거리를 더 선명하고 가깝게 찍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난 2분기부터 중화시장 주요 고객사에 카메라가 돌출되지 않으면서 줌 기능이 가능한 광학 5배줌 카메라모듈을 신규 공급했다. 향후 신기술인 잠망경 폴디드 줌 카메라모듈을 채택하는 비중이 프리미엄 폰 위주로 증가할 것"이라며 "줌 성능을 추가로 개선한 제품을 동시하는 동시에 원가경쟁력 확보를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기가 카메라모듈에 집중하는 이유는 '효자 사업'으로 각광받던 MLCC가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의 유례없는 호황 덕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IT시장의 부진이 길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의 올 상반기 컴포넌트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은 3098억원으로, 전년 동기 4294억원 대비 27.8% 감소했다.

    삼성전기 측은 "미국의 화웨이 견제 등으로 MLCC 재고 소진이 기대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IT용 MLCC는 연내 정상수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57.0% 추락한 174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반면 카메라모듈 사업은 계열사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호황과 멀티 카메라 확대 등에 따른 수혜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모듈솔루션의 영업이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8억원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의 카메라 갯수가 늘어나는 등의 영향으로 세트 가격에서 카메라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5% 수준에서 최근 10%까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력이 올라가면서 평균판매단가(ASP)도 덩달아 급증한 것이다.

    향후에도 삼성전기의 모듈솔루션 부문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10'이 지난 8월23일 출시 후 국내 기준 25일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넘기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및 초기 판매량 호조에 따른 트리플카메라 공급 증가 등으로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 3분기 삼성전기 모듈사업부 영업이익이 567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483억원 대비 17.4% 증가한 수치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고객사들의 출하량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멀티 카메라 비중을 증가시켜 카메라모듈 매출액은 매년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올해부터 플래그십 모델 내 트리플 카메라의 탑재가 시작됐고, 내년에는 폴디드 줌 등 신규 고사양 카메라의 탑재가 시작돼 판매단가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