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 1.95% 하락…2450선으로 내려와 10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경기 불안심리 가중외국인 팔자 지속…지수 하락에도 개인은 적극 매수 트럼프 관세 폭격·경기 둔화 우려 확산…연말까진 지수 정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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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2500선이 무너졌다.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트럼프2기 행정부의 추가 관세 예고 등이 겹치면서 주식시장에 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수의 반등을 기대하고 그간 추격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도 애타고 있다.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76포인트(-1.95%) 내린 2455.91에 마감했다. 장 중엔 2446.96(-2.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시장의 예상을 빗나간 한은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증시는 고전하는 모습이다.한은은 지난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으로 25bp 인하했다.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증대됐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금통위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 성장률은 각각 2.2%, 1.9%, 1.8%를 제시했다. 기존 전망에서 올해 2.4%, 내년 2.1%를 점쳤다가 하향 조정한 것이다.이는 그만큼 국내 경기 둔화가 점차 심화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으로 시간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가 모두 하락하면서 투심에 악영향을 줬다.전날 발간된 골드만삭스 보고서도 이런 심리에 쐐기를 박았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골드만삭스는 "한국의 내년 거시 경제는 달러 강세와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과 산업 생산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률 둔화가 전망된다"고 밝혔다.여기에 내주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관련 추가 규제를 발표할 것이라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2.34%), SK하이닉스(-0.74%) 등 반도체주가 하락했다.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복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면 한국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대미 수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박스권 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는 코스피의 확실한 분위기 반전 계기가 될 외국인 수급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3조5525억원을 순매도해 월간 기준 4개월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개인과 기관이 각각 5906억원, 485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7492억원어치 팔아치웠다.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장 초반에 쏟아진 외국인 투자자의 2000억원 규모 순매도 자금을 받아줄 주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주가의 낙폭이 컸다"며 "미국의 관세, 반도체 규제, 보조금 정책 축소 등 미국 정책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나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외국인 수급 이탈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그간 코스피 반등을 기대하고 매수에 나섰던 개미 투자자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9일까지 코스피가 3.92% 하락하는 동안에도 코스피 주식을 3조82억원어치 순매수했다.개인 순매수 1위는 단연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로, 이 기간 3조174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2위인 삼성SDI(4867억원) 순매수 규모의 6배 넘는 규모다.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내각 인선 및 무역 갈등 관련 리스크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코스피는 정체될 것 같다"면서 "지금보다 유입량이 더 하락할 만한 여력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통상정책 변화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의한 관세 관련 리스크가 연말까지 확인이 안 될 것 같아 지수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