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한은 금통위 깜짝 기준금리 인하 결정 무색10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경기 불안심리 가중외국인 투자자 팔자 지속…"옥석 가리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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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2500선이 무너졌다. 경기 둔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하였던 만큼 주식시장은 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 발표된 생산, 소비, 투자의 트리플 감소 역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53포인트(1.86%) 하락한 2458.07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2500선을 겨우 사수하며 장을 마친 바 있다. 

    시장의 예상을 빗나간 한은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증시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으로 25bp 인하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증대됐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올해와 내년, 내후년 성장률은 각각 2.2%, 1.9%, 1.8%를 제시했다. 기존 전망에서 올해 2.4%, 내년 2.1%를 점쳤다가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국내 경기 둔화가 점차 심화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으로 시간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리인하는 증시에 호재이지만 현재 4분기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와 수출 부진 영향이 크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한 달 전보다 일제히 줄며 올해 5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4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보다 0.3%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4%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8월 5.6% 줄어든 뒤 9월 10.1% 늘며 반등했지만 다시 조정을 받고 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내주 초 대중국 반도체 관련 추가 수출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라고 밝힌 점도 이날 증시를 발목 잡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52%, 1.55% 하락 중이다.

    이 가운데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복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면 한국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대미 수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스권 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는 코스피의 확실한 분위기 반전 계기가 될 외국인 수급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9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900억원, 84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3조5525억원을 순매도해 월간 기준 4개월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매도 규모는 9월(7조9072억원), 10월(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감소세이지만 여전히 '팔자'세가 거세다. 월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가 3조원을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6월(5조5616억원) 이후 올해 9~11월이 처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둔화의 신호일 수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증시에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함으로써 경기둔화에 대응한 금리인하임을 명확히 했다"며 "내수 부진으로 인해 침체된 업종 중 개선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