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빠른 11월에 정기 임원인사 통해 분위기 쇄신 나서델타항공 등 우군 힘입어 KCGI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보상 차원 재판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여부도 관심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기 임원인사를 내달 단행한다. 통상 12월이나 다음해 초반으로 넘어갔던 것을 올해는 앞당겨 시행함으로써 조직 분위기 쇄신과 안정을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경영권을 위협했던 사모펀드 KCGI로부터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조현민 전무에 이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지난해 실시하지 못했던 정기 임원인사를 올해는 앞당겨 실시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빠른 11월에 실시될 예정”이라며 “파격적인 세대교체보다는 조직 안정에 무게 중심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진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가 없었으며, 대한항공의 경우 3월에 소폭의 인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연말 또는 다음해에 이뤄지던 정기 임원인사를 조기에 시행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있어서 안정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아울러 고위 경영진들에 대해서는 대폭의 승진인사도 예상된다. 그룹 안정화에 기여한 인물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다.

    경영권 방어가 확실해지면서 그룹 안팎에 퍼져 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도 크다. 경영권을 위협하던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강성부펀드(KCGI)로부터 더 이상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며 2대주주로서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려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우호 지분 28.94%와 합하면 총 38.94%에 이르게 됐다. 결국 추가 지분 매입 여력이 없는 KCGI로서는 한진그룹 경영권 장악을 사실상 포기하고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 새로운 타깃 공략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는 조원태 회장이 4월에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정기 임원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총수 자리에 올라 6개월 가량을 바쁘게 보냈다. IATA 총회를 비롯해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등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하며 한진그룹이 정상 궤도에 오르도록 만들었다.

    이에 이번 인사를 통해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서서히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해서 파격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한진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서도 본인과 코드를 잘 맞춰갈 수 있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인사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6월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한진칼 전무와 정석기업 부사장직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물컵 사건으로 대한항공 전무와 진에어 부사장 자리 등을 내놓은지 14개월 만이다.

    때문에 조현아 전 부사장도 언제 경영에 복귀할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당장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관련해서도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밀수 혐의에 대해서도 조 전 부사장은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