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부회장, 스탠스 변화… ‘여건·상황 안정→가능한 빠르게’상장완료 후 순환출자고리 상당부분 개선… 日 연결고리 축소
  • ▲ 서울 송파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송파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롯데그룹 지배구조개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 확정으로 오너 리스크가 사라졌고, 롯데리츠 등 다른 계열사들도 상장하면서 호텔롯데 역시 지지부진한 상장과정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내년께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IR 태스크포스(TF)를 재구성한다.

    롯데는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며 2015년 중순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왔다. 당시 정책본부 재무팀과 호텔롯데 재경팀을 중심으로 ‘상장TF’를 결성해 구체적인 상장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대대적인 검찰수사와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TF팀은 지난해 2월 공식해체했다. 

    이로 인해 4년 넘게 호텔롯데 상장은 지지부진해왔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역시 시장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호텔롯데의 자체 사업이 좀 더 안정화된 후에 상장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보여왔다.

    하지만 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롯데리츠 상장행사에서 가능한 취재진과 만나 호텔롯데 상장을 ‘가능한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롯데를 수년간 괴롭혔던 검찰 리스크에 종지부가 찍혔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개입 여지도 차단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해져 상장 관련 스탠스에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감지된다.

    아울러 최근 열린 롯데 경영간담회에서도 호텔롯데 상장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롯데그룹은 유례 없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한일 무역분쟁에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으로 롯데가 지목돼 하루 빨리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짜여져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쇼핑, 물산 등의 주요 주주다.

    호텔롯데의 주주구성은 대부분 일본계로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이를 포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 등 일본계 주주층의 지분율이 99%에 달한다.

    즉, 호텔롯데가 국내에서 신주 발행으로 상장작업을 완료하면 일본계 지분율은 낮아지고, 아직 남아있는 그룹 내 순환출자고리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을 처음 추진했던 시기와 현재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며 “주관사 선정과 IR 일정, 호텔롯데의 재무상황 등을 판단해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