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현대상선 중국본부 방문"디얼라이언스 가입은 터닝포인트… 수혜 예상"내년 상하이 물량 120만TEU… 화주 서비스 강화
  • ▲ 이주명 현대상선 중국본부장.ⓒ엄주연 뉴데일리경제 기자
    ▲ 이주명 현대상선 중국본부장.ⓒ엄주연 뉴데일리경제 기자
    "'디얼라이언스' 편입 효과로 등 돌렸던 화주들이 돌아오면서 내년에는 분기에 한번 정도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현대상선 중국본부에서 만난 이주명 중국본부장은 희망어린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상선이 내년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하고 새로 합류한 해운동맹 효과가 본격화되면 화주들이 결국엔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였다.

    이날은 이 본부장이 상해에 다시 돌아온지 꼬박 1년이 되는 날이다. 중국통으로 알려진 이 본부장은 중국에서만 12년을 근무했다. 지난 1992년 현대상선 컨테이너운영부를 시작으로 대련과 닝보, 상해지점을 거쳐 2014년 중국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이듬해 한국으로 귀국해 한국본부장을 잠시 맡았으나, 올해 초 다시 복귀해 지금까지 중국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최근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등 재도약 의지를 불태우면서 등 돌렸던 화주들도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영업력이 한층 강화된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상선은 디얼라이언스 합류로 오는 2020년 4월부터 하팍로이드, ONE, 양밍 등과 10년간 협력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화주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현대상선도 많은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디얼라이언스 가입을 터닝포인트로 화주들과 계약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아시아계 화주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계 화주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면서 대부분의 미주 화주들은 현대상선으로 흡수됐지만, 일부 화주들은 서비스나 비용을 고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선사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현대상선은 2M과 계약을 맺었으나, 제한적 협력이란 조건 때문에 등 돌린 화주들을 다시 데려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이 본부장은 "2M하고 협력할 때는 화주들이 서비스가 언제 늘어나냐고 묻곤 했는데, 몸집이 커지고 디얼라이언스에 들어가니까 너무 좋아한다"면서 "2M과의 협력에 있어서는 '10' 이상의 영업을 해야 '10'을 채울 수 있지만, 주변환경이 바뀐 상황에서는 '10' 이상을 하면 '12', '13'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현대상선 중국본부에서는 마케팅 조직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일본 선사 MOL에서 해운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마케팅 강화를 위해서다. 중국본부는 새로운 마케팅 팀을 꾸려 상해를 중심으로 중국 전체를 관할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현대상선 뿐만 아니라 한국 선사들이 해운시장서 '원투펀치'를 받고 있다"면서 "중국이 2000년대 중반부터 항만을 통합하면서 부산의 환적 물동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들어 항만 통합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항만 통합 작업은 크게 랴오닝성, 산둥성, 톈진과 발해만, 주강삼각지(광둥성), 장강삼각지 등 5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상해를 포함하고 있는 장강삼각지가 현실화되면, 부산신항 물동량을 위협할 확률이 높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도 본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청도 지역 화주 기반 서비스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내년 물량도 120만TEU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하이의 현대상선 연간 물량은 지난해 80만TEU에서 올해 100만TEU를 넘어섰다. 

    이 본부장은 "현대상선 물량이 매년 20% 정도 성장하면서 화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제 겨우 100만TEU지만 내년에는 120만TEU를 목표로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