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진출 등 수신자산 확보 다양한 통로 생겨DSR 등 대출규제로 필요한 수신자산 줄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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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저축은행업계도 연말 특판 예금 상품이 사라지고 있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준 평균금리는 2.15%로, 1년 전(2.65%) 대비 0.4%p 떨어졌다. 한달 전(2.27%)과 비교해도 0.12%p 감소한 수치다. 12개월 만기 정기적금의 평균금리 역시 1년 전 대비 0.15%p 하락한 2.57%를 기록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평균금리가 1년 전 대비 하락한 이유는 ‘연말 정기예금·적금 특판’ 상품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1년 전만 해도 3%대 고금리 예금 상품이 출시가 빈번했지만 현재는 1년 만기 기준 CK저축은행의 정기예금(2.45%) 상품이 최고 금리 상품이다. 

    대형저축은행에서도 마찬가지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금리는 1.8%에 불과했다. OK저축은행·웰컴·JT친애저축은행 등도 비대면 채널 방식 등을 통해 가입 시 최대 2.2%, 2.15%, 2.15%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연말 특판 상품이 실종된 데는 ‘지난해 말 퇴직연금 시장’ 진출로, 과거와 달리 수신자산 확보가 훨씬 용이해져서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해 11월부터 퇴직연금 상품 판매해왔으며, 최근 수신자산이 5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5일 기준 퇴직연금 잔액만 8350억원에 달했다. 

    또한 내년도부터 강화될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에 대비해 일찌감치 수신자산을 확보한 점도 한몫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업계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예대율을 110%까지 강화한다. 또한 2021년에는 100%까지 점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대비해 저축은행업계는 올 상반기에 정기예금 특판을 통해 충분한 수신자산을 확보한 상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 한층 강화된 개인자영업자와 가계의 대출 규제도 정기예끔 특판 상품 축소에 한몫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주요 수익원은 자영업 대출과 가계신용대출이다. 하지만 DSR규제가 올 상반기부터 저축은행업계도 적용되면서, 예년과 같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업계의 총 가계자금 대출자산은 24조67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상승했다. 반면 2018년, 2017년, 2016년의 경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1%, 22.3%, 32.7%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예년과 달리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인 만큼, 필요한 수신자산이 줄어들어 올 연말 특판상품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이 불투명해,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수신자산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진출 등 수신자산 확보가 용이해지면서 예년과 달리 연말 특판 상품이 줄어든 거 같다”며 “또한 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이며, 필요한 수신자산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