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매각설 다시 고개HDC 증손자회사 해법 어려워… 부산 등 지자체 입장 상이국내선 LCC 2위… 제주항공 '국내선 1위'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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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호산업과 HDC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정에서 에어부산을 분리매각 하거나 인수 후 재매각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HDC산업개발이 에어부산까지 통인수할 경우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되며 에어부산은 HDC 증손자 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지분 절반가량을 부산시와 지역 상공업계가 갖고 있어 지분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삼아 성장한 알짜배기 항공사로 항공업계에서 특히 고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김해공항은 인천공항에 이어 국제선 여객이 가장 많은 공항으로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서 30~4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에어부산은 최근 정비사를 200여명 이상 충원했으며, 김해신공항에 자체 격납고를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어 자체 정비 능력도 보강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인수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국내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되는만큼 에어부산의 새로운 주인에 대해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에어부산의 국내선 여객실적은 216만명으로 제주항공(254만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대한항공(399만명), 아시아나항공(323만명)과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이 매물로 나올시 제주항공이 인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제주항공이 에어부산을 인수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굳히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FSC(대형항공사)와 LCC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에서 LCC는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은 국내선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진다면 국내 주요 여행지인 부산과 제주 지역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 국내선 규모가 커지게 된다.

    또한 에어부산이 도입 예정인 A321 neoLR 기종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에어부산은 내년부터 에어버스 A321 neo LR(롱레인지) 항공기를 도입해 싱가포르, 델리, 발리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내년에 A321 네오 LR 2대, A321 네오 3대 등을 도입하고, 2021년에는 A321 네오를 3대 더 추가할 계획이다.

    두 항공사가 운영 중인 항공기 제조사가 각각 보잉과 에어버스로 서로 다르나 큰 문제는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가 서로 달라 새로 조종사 교육이 필요하긴 하지만 3개월 가량 교육만 거치면 조종이 가능하다"며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이 합칠 경우 인천, 김포, 무안, 김해, 제주 등 국내 대부분 지역의 여행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컨소시엄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내용에 대한 잠정합의를 이루고 연말까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재 양측은 구주가격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부사항 조율만 남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