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장재영… 쥐띠해 맞아 뛰는 쥐띠 유통업계 CEO이재현·조경수·허인철 등 식품업계 CEO들 환갑 맞아정지선·정유경 쥐띠 CEO 내년도 면세점 사업 두고 오너 경쟁
  • 내년도 경자년(庚子年), 흰쥐의 해다. 경자년의 경(庚)은 오행상 금(金)으로 색은 흰색이며, 자(子)는 쥐를 상징한다. 특히 내년은 ‘힘센’ 흰쥐의 해라고 한다. 경(庚)은 십간 중에 가장 힘이 센 바위나 쇠를 의미하며, 자(子)는 십이지의 맨 첫 글자이다. 이로인해 경자년에는 힘센 지도자가 출현한다는 말이 있다. 지혜와 총명을 상징하는 흰쥐의 해에 유통업계에서도 ‘쥐띠’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신의 해를 맞아 본격적인 성공 가도를 달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 ▲ (좌측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이사.ⓒ각사
    ▲ (좌측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이사.ⓒ각사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쥐띠 CEO는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물러나고 19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새 사장이 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김현종 사장은 취임과 함께 안정적인 사업확장 과제를 수행하는 대업을 맡았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을 개점한다. 2023년에는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가칭)과 청주점이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다. 2021년 초에는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추진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의 개점도 예정돼 있다.

    김 사장은 새해부터 신규 점포 출점을 철저히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한섬 대표를 맡으며 8년간 패션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패션통’인만큼 김 사장이 현대백화점의 신사업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이사도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쥐띠 CEO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지난 1일자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장 총괄대표는 2012년 말부터 신세계백화점을 이끌며 유통시장 침체기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 왔다.

    장재영 총괄대표는 새해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기존에 전개하고 있던 사업의 내실을 더욱 탄탄히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입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를 담당하고 있는 글로벌 1본부(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 대표도 겸임하며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 ▲ (좌측부터)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각사 제공.
    ▲ (좌측부터)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CJ 이재현 회장,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각사 제공.
    식품업계에도 환갑을 맞는 CEO가 포진해 있다.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는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대표로 선임, 올해 1월부터 롯데푸드를 맡아 1년간 롯데푸드를 이끌었다. 조 대표는 지난 19일 발표된 2020년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유통과 식음료 CEO들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올해 임기 첫 해를 마무리한 조 대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조 대표는 롯데푸드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신규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롯데푸드는 HMR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김천 육가공 공장을 HMR 생산 전담 기지로 바꾸는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조 대표의 신사업 확대 및 실적 회복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도 환갑을 맞는다. 신세계 이마트 사장 시절부터 ‘혁신’을 주도하며 업계 내 주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을 제과 기업이 아닌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간편대용식품, 디저트, 기능성 물, 건강기능식품 등 4대 신사업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제주용암수를 음료사업의 밀알로 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영 악화로 비상경영에 돌입으로 한층 추운 겨울을 겪고 있는 CJ 이재현 회장도 환갑을 맞는 쥐띠 인사로 꼽힌다. 이 회장은 현재 비상 경영 체제에 걸맞는 인사를 위해 장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인사가 해를 넘긴다는 전망이 나온 만큼 새해에는 이에 걸맞는 인적 쇄신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이동우 대표도 최근 진행된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란 타이틀을 유지하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3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내년에는 온라인의 위협에 대응키 위한 전략으로 ‘프리미엄 가전 및 자체 브랜드제품 매출 활성화’를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옴니스토어’도 강화한다. 옴니스토어는 기존 매장보다 제품 구성을 프리미엄 가전 위주로 배치한 일종의 체험형 매장이다.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결합한 옴니 채널 전략은 당초 신 회장이 몇 차례나 직접 강조해 온 사업 형태다.


  • ▲ (좌측부터)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 사장.ⓒ각사
    ▲ (좌측부터)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 사장.ⓒ각사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 사장 등도 1972년생 쥐띠 CEO들이다. 과거 서울 시내면세점 강남 벨트 선점을 두고 오너 경쟁을 펼쳤던 두 사람은 내년에도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 결과를 두고 한 번 더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가 12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입찰 대상 구역은 롯데(DF3), 신라(DF2·4·6), 신세계(DF7) 등 대기업 구역 5곳 등이다. 입찰 결과는 내년 2월 발표 된다.

    정지선 회장이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서울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획득해 1년 만에 강남에 이어 강북으로 영토 확장에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인천공항에도 진출한다면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3개 사업장을 획득한 만큼 이번 입찰전에 롯데와 신라처럼 절박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성장 마련을 위해 구역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롯데가 운영하던 면세 구역을 넘겨 받아 면세업계 ‘빅3’로 자리매김했다.